전라북도 교육청은 3.27(수) 도서벽지 근무 않고도 승진 길이 열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이는 교원들의 도심학교 근무 기피 경향이 강해짐에 따라 도교육청이 마련한 대책의 일환으로 제시된 것이다.
최근 4년간 순환전보대상자 중 전주지역 학교를 희망한 교사 비율은 2010년에는 63.8%에 달했으나 이후 해마다 줄어 2011년 52.6%, 2012년 48.5%, 2013년 37.7%로 크게 줄었다.
도교육청은 이와 같은 도심학교 기피 현상의 원인으로 △학급당 학생 수가 농산어촌보다 많아 학생 생활지도가 어렵다는 점 △도시지역 평균 수업시수는 주당 평균 20시간 정도로 농어촌 학교에 비해 과다한 점 △현재의 승진제도 하에서 도시지역 근무는 승진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점 등으로 분석하였다.
사실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 문제가 제기된 것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학급당 학생 수의 경우 도시 학교 경우 대부분 학교 학급 구성원이 35~40명 사이에 육박하는 반면 농촌 지역의 학교는 25~28명을 정원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러한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따라서 도시 학교와 농촌 학교의 경우 교사 1인당 지도 학생수가 2배 이상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한 경우에는 5배 이상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현상의 연장선상에서 교사의 평균 수업시수 또한 도시 학교가 1.5배 이상의 수업에 시달려야만 함은 물론이다. 한마디로 도시는 지옥이고 농어촌은 천국이라는 말이 현장의 교사들 사이에서 들리는 전언이다.
이러한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시 학교의 학급당인원을 감축하여 교실 수업 여건을 개선하고 도시 근무 교사의 수를 충원하여 주당 평균 시수를 감축하고자 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전라북도의 교사 정원은 학생수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학급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학급당 교사수 배정의 현 체제에 의하면 도시 학교의 수업 여건 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구조이다.
또한 전북도교육청은 교사들의 다양한 창의적 연구와 교육 활동을 도외시하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몇 차례의 개정을 통하여 농어촌 지역과 벽지에 근무하는 교사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승진 제도를 변경해왔다. 그 결과 이제 전북에서는 부안 위도, 진안 용담, 무주 부남과 같은 벽지 학교에서 근무하지 못하면 더 이상 승진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벽지 점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비대하게 되었다. 따라서 승진을 꿈꾸고자하는 중년의 교사들은 모두 이들 지역으로 나갈 수 있는 지역으로 꾸준하게 이동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물론 위도와 같은 벽지에서 근무할 경우 열악한 거주 여건과 가정과 이별을 해야 하는 현실적이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벽지에 근무를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승진에서 다른 교사들에 비해 절대적 우선권을 갖는 다는 것은 전라북도 교육 현장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특정 지역에 근무했던 교사 집단의 세력이 지나치게 강하게 되어 도교육청의 인사 정책과 교감, 교장 등 관리직을 독점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게 되어 그렇지 못한 교사들 사이에 커다란 위화감과 좌절감을 주고 있는 현실이다. 승진 시스템의 문제가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된 저변에는 지나치게 교장 보직제와 교장공모제와 같은 다소 정치적이고 선동적인 구호에만 집착하여 학교 현장에 흐르고 있는 일반 교사들의 승진에 대한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방관만 해놓은 현 도교육청의 잘못도 크게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도교육청의 대책은 비록 늦었지만 환영을 받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전문위원팀을 꾸리고 합리적인 승진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나온 것이 고작 담임점수 가산점의 상한선을 상향 조정하는 것만으로 나타난 것은 그 동안 도시 지역의 역차별이라는 가혹한 교육 여건에서 근무를 묵묵하게 수행한 교사들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현재 승진 시스템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터무니없이 미흡한 조치가 아닌가 싶다. 오히려 이번 대책이 일선 교사들에게 조롱의 손가락질을 받지 않을까 염려가 될 뿐이다.
이 제도가 보다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승진 시스템의 개혁을 이루어야만 할 것이다. 최소한 요행과 관례에 따른 농어촌, 벽지학교 근무만으로 승진하여 관례적인 가치관에만 집착하는 현장 관리자를 양성하는 일변도의 시스템을 극복하고 참된 수업 혁신과 학생들의 인성과 인권을 존중하고 자율과 협력 속에 학생들을 꿈과 진로를 고민하는 참교육의 마인드를 가진 훌륭한 교사들이 현장의 관리자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는 다중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전북교육공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