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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절친 바뀌면 다문화 인식 나아진다


... 문수현 (2013-12-02 23:27:56)

다문화교육이 대체로 다문화가정 학생의 학교 적응과 이주여성인 어머니의 한국문화 습득에 초점을 맞춰 온 반면 가부장인 아버지의 지위나 역할, 나아가 다문화가정 학생의 친구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간과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전북 진안교육지원청(교육장 김귀자)과 장수교육지원청(교육장 국강옥)이 다문화교육 차원에서 관내에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아버지들 30여명을 대상으로 연 아버지학교는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가운데 20%는 비다문화가정의 아버지들이 참여했다.

진안과 장수 교육지원청은 다문화가정 및 비다문화가정 아버지들의 올바른 아버지 역할을 제안하고 자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는 취지로 지난달 22일과 23일 아버지학교를 열었다. 학교는 장수 힐스리조트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렸으며 진안과 장수에서 30여명의 아버지가 참여했다.

아버지학교 프로그램은 두란노아버지학교운동 전북지부가 지원해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크게 △아버지의 영향력 △아버지의 남성성 △아버지의 사명 △아버지의 가정 등 네 가지로 구성됐다. 주요 내용은 아버지로서 자녀에게 끼치고 있는 영향력, 아버지로서 남성성의 특성, 아내에게 어떤 남편이었는지 그리고 남녀의 차이를 알고 부부간 대화의 규칙을 이해하는 것 등이었다.

조민숙 진안교육지원청 장학사는 “목표한 인원 40명을 다 모집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지만 참여자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 만족스럽다”며 “1박2일 일정을 힘들어하기보다는 오히려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학교의 초점은 다문화 이해에 맞춰졌지만 앞으로 지역 거주 아버지들에게 대한 정기적인 교육으로 확대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진안교육지원청은 이밖에도 다문화가정 학생 및 가장 친한 친구 한 명씩을 짝지은 또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30일 학생들을 모아 ‘너랑나랑나들이’라는 이름으로 서울다문화박물관에 다녀온 것. 이 역시 다문화 이해 교육에 창의적인 착상을 적용한 사례다.

이 프로그램에는 진안 관내 다문화가정 학생 133명 중 25명이 참여했고, 이들은 초등학교 13개교 중 7개교와 중학교 10개교 중 3개교에서 모집됐다. 다문화교육 사업이 이미 집중되어 있는 학교는 모집 대상에서 제외했다.

박물관 나들이는 세계 각국의 의상, 악기, 건축물 등을 감상하고 외국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등 체험 위주로 이루어졌다. 조 장학사는 “행사 후 설문조사에서 학생들 대부분이 가장 재미있는 활동으로 세계 각국의 전통의상을 직접 입어보는 활동을 꼽았다”며 “다문화가정 아이의 ‘절친’이 다문화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프로그램의 목표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