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정벌레는 자체 색소를 갖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색과 광택을 발산한다. 딱정벌레의 등껍질 내부는 규칙적으로 배열된 미세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빛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특정 파장의 빛을 반사시켜 아름다운 색상을 연출한다.
전북대 정광운 교수와 김대윤 대학원생(고분자나노공학과)은 이와 같은 원리를 이용해 나선형 고차원 나노구조를 제어해 다양한 색상 표현이 가능한 광결정 반사 필름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뛰어난 광학 특성뿐만 아니라 우수한 기계적, 화학적, 열적 안정성을 학계로부터 인정받아 세계 최상위 저널인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IF 13.334)’최신호에 논문이 게재됐다.
지난 7월 다양한 외부 자극에 반응해 색이 변하고 원격제어까지 가능한 새로운 광학필름을 개발해 세계적 저널에 논문을 게재했던 정 교수는 연이어 세계가 주목하는 연구를 발표하며 광학 필름 분야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이어나가고 있다.
무기물이나 콜로이드 등의 재료를 이용해 제작된 기존의 광결정은 물리화학적으로 취약하고 복잡한 공정을 거쳐 제작되는 한계가 있었다. 정 교수팀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정 단량체’의 ‘자기조립’을 이용해 나선형 고차원 구조를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자외선을 조사해 고분자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물리화학적으로 안정된 나선형 광결정 반사필름을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나선형 광학 반사필름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용 칼라필터와 편광판, 에너지 절감형 건축용 코팅제, 위조 방지용 잉크와 자동차용 스마트 윈도우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광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자연모사공학(biomimetics)을 기반으로 저비용, 고효율로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는 광결정 반사필름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인간의 삶과 직결되는 다양한 곳에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진전된 연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교육부의 BK21 플러스 인력양성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의 BRL 기초연구실지원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