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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병선 국립 군산대학교 총장


... 문수현 (2018-04-25 16:18:36)

○ 취임 20일을 맞은 국립 군산대 곽병선 총장을 24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군산대 교수평의회장 출신인 곽 총장과의 대담은 25일로 입법예고기간이 종료되는 고등교육법 개정(대학평의원회 의무 설치 규정 신설)안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군산경제의 몰락 위기라는 어려운 시기에 취임한 그로부터, 위기를 기회로 전화하려는 고민과 비전을 들어봤다.

곽 = 원래 대학평의회 역할을 했던 것이 교수평의회죠. 그런데 교수평의회는 교수 평의원들만 구성이 돼서 대학의 중요정책에 대해서 심의를 했는데, 대학평의회는 교수만이 아니라 교수를 포함해 직원, 학생까지 참여하는 심의기구죠. 국립대학은 어차피 대학평의회든 교수회든 종전의 기구들이 있어서 총장의 의사결정에 심의를 했는데 사립대학은 그런 게 법정화가 되지 않아서 일종의 임의기구였는데 이번에 학칙에다 넣으라는 건 공식기구로 간다는 거죠. 평의원회를 통해서, 재단이 함부로 전횡을 못하게 견제를 하겠다는 것이에요.

○ 총장님 공약 중에도 학내민주주의 증진이 있죠?

곽 = 있어요. 다만 학내민주주의란 표현은 않고, 소통을 중시하겠다는 얘기를 했죠. 결국은 제가 어떤 중요 의사결정을 할 때 저 혼자 결정하지 않고 구성원들의 의사를 많이 받아들이겠다, 쌍방소통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대학평의회가 만들어지면 대학평의회를 통해 이루어질 수도 있고, 그게 이루어지기 전에 교수평의회, 총학생회, 공무원직장협의회 등 각각의 단체들하고 활발하게 의사소통을 하겠다, 그런 취지였어요.

○ 한국에서 군산대는 어떤 대학인가요?

군산대는 종합대학이면서도 공과대와 해양대가 특성화된 대학이에요. 우리가 7개 단과대학인데 공과대학이 있고 융합공과대학이 또 있어요. 그에 더해 해양과학대가 있고요. 이 두 공과대학과 해양대학을 합치면 거의 우리대학의 반 정도 돼요. 우리대학은 전북에서 가장 큰 국가산업단지가 배후에 있기 때문에 공과대학이 특성화된 대학이죠. 관련학과들도 많고요.



○ GM사태로 지역 분위기가 많이 처져있습니다. 대학 수장으로서 느낌은?

작년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가 문 닫고, 이어서 금년에 GM군산공장 폐쇄가 결정됐어요. 심각하죠. 금년보단 내년이 더 심각할 것 같아요. 금년은 퇴직금도 받고 정부지원도 있고 하니까 얼마간 버텨본다지만 본격적으로 내년부터 협력업체가 줄도산하고 2차·3차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 같아요. 우리대학도 관련학과들이 공과대학에 있기 때문에 영향을 받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군산도 그렇고 우리대학도 마찬가지로 이게 기회이기도 하다고 봐요. 왜냐하면 현대조선이라든가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주로 전통적인 배와 전통적인 자동차 조립 공장이었는데, 이참에 군산시나 전북도가 자주 얘기하는 스마트선박이나 전기자동차 등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위기를 기회로 전화하자는 겁니다. 또 군산지역의 서해안 해상풍력도 그렇고요. 이런 쪽으로 우리가 새로운 모범들을 만들어나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대학도 그에 맞는 인력을 배출하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어요. 생존을 위해서 남들보다 더 빠르게 변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기회죠. 위기가 있으면 항상 기회가 있는 법이니까요.

○ 그런 점에서 대학이 할 일에 대한 고민이 많으시죠?

곽 = 많죠. 무엇보다 대학의 시장이 급변을 하고 있어요. 옛날엔 공급자(대학) 우위의 시장이었다면 지금은 수요자(학생) 우위의 시장이에요. 그래서 앞으론 선택받지 못하면 자연도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대학 간에도 그런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대학 안에서도 학과 간 전공 간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그래서 제 공약에도 학과 간 벽을 깨뜨리기 위해 다전공 이수율이 현재 5% 정도인데 임기 동안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죠.

○ 대학의 살림살이는 어떤가요?

곽 = 오늘도 부서별로 월중 회의를 했는데 총장 얼굴 보면 하는 얘기가 돈 얘기밖에 없어요. 재정적으로 어려워요. 국립대학 등록금이 10년째 동결된 데다 우리대학은 작년에 전국 최초로 입학금을 폐지해버렸어요. 재정수요는 많은데 재정규모는 오히려 축소가 되다보니까 내핍생활을 하죠. 그렇다고 해서 사립대처럼 망하거나 교직원 월급을 못 주는 건 아니고, 모든 인건비는 국가가 주긴 하는데, 운영비가 굉장히 어렵단 얘기죠. 재정확보를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해야 할 입장이에요.


군산대학교 전경

○ 어려움이 산적하군요. 하지만 희망적인 점이 있다면요?

곽 = 행정부가 바뀌면서 대학정책의 기본적 틀이 조금 바뀌었어요. 국립대학을 지원하겠다는 표현까진 아니지만 ‘고등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말하더군요. 이전 정부의 ‘적폐’ 중 하나로 프라임사업이 지목돼요. 프라임사업의 요점은 인문사회과학의 정원을 이공계로 바꿔버리는 것인데, 4차산업혁명이란 걸 마치 엔지니어가 이 세상을 지배하는 사회로 오해한 것 같아요. 오히려 인문, 사회, 엔진, 공학 같은 게 융합돼서 일어나는 게 4차산업혁명일 텐데 말이죠.

어쨌든 앞으론 그런 사업을 축소하고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한다고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대학에 자율권을 좀 주고 일반 대학 예산도 주겠다는 거죠. 그러면 우리대학의 어느 분야에 재정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걸 구성원들하고 협의해서 해나가니까, 그건 총장 입장에서는 대학 경영하는 데 굉장히 긍정적이에요. 그게 아마 내년부터 나타나지 않을까. 이번에 2주기 대학기본역량평가를 6월에 발표하는데, 전국의 모든 대학들을 평가를 해서, 50퍼센트 안에 들어가면 자유권 주겠다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기쁜 일이고. 뭔가 좀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돼요.

○ 대학의 학문적 역량을 학교 밖으로 어떻게 확장하고 있나요?

곽 = 우리대학은 특히 공학, 해양 분야 산학협력이 활발해요. 교육영역에선 평생교육시스템이 있어서 시민 1천여 명이 평생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요. 이 양 축을 통해서 지금 우리대학도 지역사회와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어요. 거의 모든 대학이 잘 하고 있는데, 우리대학이 산학협력을 잘 하는 대학이에요. 산학협력단이 우리대학에서 만들어진 산학협력기관이라면, 새만금산학융합원은 국가기관이 만든 융합원인데 우리대학이 주관하고 제가 이사장을 맡고 있어요. 대학에게 지역과의 상생은 필수조건이에요. 군산대는 장점이 많은 대학이고 산학협력을 굉장히 잘하는 대학이라고 자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