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02.22 전라북도 교육청 교육정책 연구소에서는 혁신학교의 학교 효과성을 분석 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과거 일선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실시 운영하였던 연구학교 운영 보고서를 보면 실패한 학교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현장의 교사들은 제발 실패한 연구학교 운영 보고서를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즉, 실패한 학교도 있어야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나온 발언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혁신학교의 학교 효과성 분석 보고서를 보면 과거 연구학교의 보고서를 보는듯한 느낌도 일면 들기도 하였다. 즉 혁신학교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법으로 설문조사가 이루어 졌고 또 혁신학교간의 차이에 대한 결과도 없이 총론적으로만 보고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도교육청 소속 일반학교 15개, 혁신학교 15개를 무선 표집하여 이루어졌다. 그런데 설문을 위한 무선 표집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부터 객관성이 지나치게 결여된다. 2012년 현재 지정된 혁신학교 수는 약 50개이다. 이에 비해 도교육청 관할 학교 총수는 초등 419개․중학교 208개․고등학교 132개로 총 759개 학교에 달한다. 이러한 현실적 차이가 있는 가운데 무조건 15개 학교를 비교 분석하는 것은 현저하게 객관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
조사 보고서에서는 교사․학부모는 혁신학교의 학교 효과성을 ‘민주적 학교운영’이라는 측면에서 높게 보고 있으며, 학생은 혁신학교의 학교효과성을 ‘학교생활 행복도’라는 측면에서 높게 보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분명히 혁신학교가 다른 일반학교 보다는 민주적인 학교 운영이 이루어질 것이다. 아마도 이는 틀림없는 사실일 것으로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고 있다.
왜냐하면 혁신학교는 학교의 선정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인사 발령 과정에서 학교 운영에 민주적인 성향이 강한 교사들이 아무래도 많이 임용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의 변화는 전체 교사들이 모두 같은 입장을 취하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4~5명 정도의 창의적인 그리고 민주적인 사고를 가진 교사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면 가능한 부분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학년도부터 인사의 공평성과 차별성으로 인하여 다른 학교와 분야에서는 모두 폐지되었던 학교 유보제를 유독 혁신학교에 대해서만 새롭게 신설하여 혁신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경우 한 학교에서 8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인사규정안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인사 규정안 개정은 혁신학교를 전라북도 전체로 보급하려는 의도보다는 기존의 혁신 학교를 유지하기에 급급한 현실을 보여주는 한 사례가 아닌가 생각한다. 즉, 혁신학교가 시스템으로 구축되기 보다는 몇몇 교사와 교장들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실상의 단면으로 파악되기도 한다.
시스템이 아닌 소수 교사들의 희생과 헌신만을 바탕으로 한 혁신학교라면 아마 오랫동안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며 또한 여타 다른 교사들과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혁신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학교생활 행복도’가 일반학교에 비해 높다고 한다. 이러한 학교 운영 결과는 이미 2012년도에도 제시되었다.
이번 보고서에는 누락되었지만 당시 김제백석초교, 김제만경초교, 완주삼우초교, 완주동상초교, 완주이성초교, 진안장승초교, 정읍수곡초교, 군산회현중, 부안하서중학교 등 9개의 소규모 학교들은 90% 이상의 만족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에도 전라중, 전주남중, 칠보중, 성일고, 신흥고 등과 같이 조금은 대규모 학교이거나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만족도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2013년 보고서에는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고 있던 학교들의 만족도를 별도 분석하는 자료가 부족하고 또 이러한 학교들에 대한 대안 마련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못하고 있다.
혁신학교의 뿌리는 전북도교육청이 아니라 MB정부의 교과부실제 초기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하는 혁신학교의 경우 순수하게 전라북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혁신학교 사업의 결과보다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정한 전원학교나 학교장 공모제를 통한 사업을 연계 계승한 학교들인 경우가 많다. 전라북도 혁신학교 가운데 가장 유명한 완주군 이성초, 회현중학교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즉, 사업의 초기 실시 주체가 전라북도 교육청이 아니라 교과부였으며 그리고 그 시작도 또한 현재의 도교육청이 아니라 전임 교육감 당시부터 이미 시작된 사업을 혁신학교라는 새로운 포장으로 계승하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라는 점에도 유의를 해야 한다. 이러한 포장비로 올해 47억원의 예산이 반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하게 혁신학교가 일반학교에 비해 만족도가 월등하게 높으므로 혁신학교를 계속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고 막연하게 주장하는 것은 혁신학교를 다음 선거에서 이용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이제 혁신학교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도 3년에서 4년으로 가고 있다. 더 이상 실적 중심의 포장을 벗어 버리고 대규모 학교의 경우 그리고 고등학교의 경우 왜 혁신학교의 추진을 꺼리며 그리고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하며 그러한 보고서가 발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현실적으로 혁신학교를 추진하기 쉬운 것은 오히려 일반계 고등학교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성적 경쟁 지상주의, 과도한 사교육비 남발, 획일적인 방과후 수업과 자율 학습 등 학교 혁신의 과제가 가장 산적한 곳이 일반계 고등학교이다.
그런데 이러한 중등교육의 가장 치열한 공간에 대한 무한 자율 방임주의만을 최선의 정책으로 판단하고 있는 현재 도교육청과 혁신학교 담당자들이 그동안의 치적만을 바탕으로 한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은 치적 발표용 보고서에 만족하고 있다면 우리 전북 교육의 미래는 어둡다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전북교육공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