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최희욱 교수(화학과)가 ‘볼 수 있게’ 해주는 눈 속의 다양한 시각신호 전달 물질과 구조 등을 잇달아 세계 최초로 밝혀내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 교수는 눈 속에 존재하는 생체 분자인 ‘아레스틴(arrestin)’이 메타로돕신 Ⅱ를 만나면 활성화 돼 메타로돕신 Ⅱ에 달라붙는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혀 네이처 최신호(doi:10.1038/nature12133)에 게재했다. 지금까지 아레스틴의 구조는 모두 비활성(활동하지 않는 상태) 구조만 알려져 있었다. 이로써 최 교수는 전북대 교수로 재직한 이래 시각신호 전달 관련 연구로만 무려 6번째 네이처에 게재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동안 최 교수는 우리 눈이 빛을 인식하게 하는 ‘옵신(opsin)’과 ‘로돕신(rhodopsin)’이라는 생체 분자의 역할 및 구조와 로돕신이 빛을 감지해 구조가 바뀌는 ‘메타로돕신 Ⅱ(metarhodopsin Ⅱ)’의 구조 등을 밝혀 세계 최고 저널인 네이처지에 잇달아 논문을 게재해왔다.
우리 눈으로 빛이 들어오면 눈 속에 있는 생체 분자인 로돕신이 빛을 감지한다. 빛을 감지한 로돕신은 다시 메타로돕신 Ⅱ로 구조가 바뀌고, 이 메타로돕신 Ⅱ는 세포 바깥에서 발생된 화학적 신호를 내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G단백질’을 활성화시켜 뇌에 시각신호를 전달하면서 우리가 만물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우리 눈에서는 ‘로돕신→메타로돕신 Ⅱ→로돕신→메타로돕신 Ⅱ→……’의 순간적인 순환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메타로돕신 Ⅱ는 G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시각 신호를 뇌에 전달한 뒤 순간적으로 G단백질을 비활성화시킨 후 재빨리 로돕신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 때 G단백질을 비활성화 상태로 되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아레스틴’이다.
만약 아레스틴이 메타로돕신 Ⅱ에 붙어 G단백질을 비활성화 시키지 못한다면 같은 시각신호가 뇌에 계속 전달될 것이다. 즉 불빛이 반짝했는데 뇌에서는 계속 불빛이 있는 것으로 지각한다는 말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아레스틴이 활성화 된 메타로돕신 Ⅱ와 어떻게 결합해 시각신호 전달을 멈추게 하고, 다시 로돕신으로 재생하는지 그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됐다.
이번 연구는 최 교수와 제자인 김용주 연구원(독일 훔볼트대학 의학물리 및 생물리학연구소·전북대 화학과 95학번)이 2년 여 동안 피나는 노력으로 이뤄낸 것이다. 최 교수는 1998년도에 이미 비활성 아레스틴의 구조를 밝혀 네이처지에, 2008년도에 2편의 논문을, 2011년에도 메타로돕신 II의 구조를 밝혀 네이처지에 게재하였고, 이번에 또 다시 네이처지에 게재하여 시각신호 전달 분야 연구의 세계적 석학임을 입증했다.
특히 최 교수의 이번 논문은 2012년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레프코위츠(RJ Lefkowitz)와 브라이언 코빌카(BK Kobilka) 교수 연구팀의 ‘베타 아레스틴(β-arrestin)과 결합하는 인산화 된 V2 vasopressin receptor(V2Rpp) 팹타이드(29잔기) 그리고 항체 Fab30의 복합체 구조’논문과 앞 뒤(back to back)로 연이어 실렸다.
두 논문은 서로 다른 아레스틴의 활성화 상태의 결정화와 구조분석 결과를 선보이며 세계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고, 또한 두 논문에 대한 평을 G. Bueldt 교수는 같은 호의 네이처지 ‘News and Views’에서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비활성으로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레스틴이 메타로돕신 Ⅱ를 만나면 활성화 되고 시각신호 전달을 멈추게 해 로돕신으로 다시 재생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설명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 것”이라며 “시각신호를 전달하는 생체 분자들의 구조를 잇달아 알아내면서 오구치병이나 스타가르트병 등 치명적인 선·후천성 안과 질환 예방과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 교수가 수행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연구재단(NRF)의 기초과학프로그램인 일반 연구과제의 재정적 지원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