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0일에는 전북지역의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에서 주목해 봐야할 획기적인 일이 진행되었다. 국가에서는 세금과 맞물려 복지를 위해 세금을 늘여야 하는지, 줄여야 하는지 설왕설래 하는 상황에서 향후 교육복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군산지역 32개 기관이 모여(인근 지역 내 학교, 공공기관, 민간기관, 민간기업)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아동·청소년 지원을 위한 지역사회 공동체 협의와 실행 체계를 만들었다. ‘신나는 마을만들기 지역협의체’가 바로 그 것이다. 협의체 내의 기관 간 협약을 통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아동·청소년 지원체제 및 안전망을 구축하여 지역사회 내 잠재적 복지지원 발굴 및 자원 간 연계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일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교육복지지원사업은 교내에서 제한된 활동들을 해왔다. 초기에는 학교 내에서 이방인처럼 적절한 지원체계도 없이 개인의 능력에 의존해서 개별 학교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나마 2년차, 3년차에 있는 지전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신규학교로 확대되는 일은 너무나 힘든 일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위기의 아동.청소년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복지 교실에 찾아오고, 고민을 나누기도 하며, 프로그램에 따라 함께 웃고 울며 부대끼며 자신의 세계를 지탱해오고 있다. 이렇게 힘없고 연약하기만 했던 교육복지가 이제는 학교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로 영역을 넓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왜일까’와 ‘어떻게’ 부분으로 나눠서 살펴보자.
이렇게 지역사회로 영역을 넓히게 된 배경으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전문가의 열정에 기반하고 있다. 한 학생의 어려움을 나누면서 사례관리를 하다보면 학생 개인의 영역과 가정.사회에서 담당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온전한 사례관리도 하지 못할 나약함만 확인하게 된다. 경제적인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소득격차로 인한 저소득 계층의 가정과 사회의 돌봄 기능이 취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교육에서도 동일하게 ‘교육양극화’를 나타내고 있고, 결국 이 굴레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대상 학생은 이 늪에 허우적거리게 된다는 것이다. 안민석의원(민주당)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작년 2012년 한 해에 초.중.고 139명의 학생이 자살을 하였다고 하며, 가정불화.가정문제(40.3%)와 우울증.염세비관(16.5%),성적비관(11.5%)이 주요인으로 나타냈다. 가정과 사회와 연계된 고리를 찾아가지 않으면 근본적인 접근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학생을 향한 적극적인 노력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제기하고, 해결점을 찾기 위한 노력은 마침내 이런 협의체를 구성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사회적 문제는 국가 전체에 해당하겠지만 지역에서 지역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지역 복지력의 향상에 일조하기 위한 자발적인 시도로 협의체를 통해 가져오게 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취약계층을 위한 주민센터의 경우, 늘어난 복지 업무로 인해 담당자가 과다한 업무를 이겨내지 못하고 발생한 안타까운 일들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진행형인지도 모른다. 이런 가운데, 업무가 더욱 늘어나는 이런 협의체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것일까? 기껏해야 한 학교에 1명이 담당하는 교육복지사업에 학교 외적인 부분까지 확대하여 사회의 문제로 부각된 위기의 아동.청소년을 돌보며, 협약 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며, 안전망을 구축하고 관련 활동 사업을 상호간에 조력하는 일을 하겠다고 하는 것일까? 올해 2월부터 4명의 복지공무원이 생명을 버리기까지 살인적 업무에 대한 호소를 국가와 사회에 하였건만 아직도 감사원이 파악한 ‘6,930명의 복지공무원 부족’은 방향조차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현실은 복지공무원이 담당해야 할 복지대상자는 2007년 211.8명에서 2012년 492.1명으로 2.3배 폭증한 상태다.
분명 해야 할 부분은 보이는데,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일을 감당하기 위하여 군산 지역의 32개 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발대식과 협약식을 진행한 것이다. 이제는 ‘어떻게’에 관심과 지원을 집중할 때인 것 같다. 우선 학교와 지역교육청, 지역주민센터인 공공기관에서 1차적인 계획이 필요할 것이고, 이를 위해 협의체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여 꼭 필요한 것을 수립하게 되면, 그 계획에 따른 비용과 인원, 지원 방안들이 뒤 따를 것이다. 또한 이 계획들은 청소년 관련 센터.지역아동센터의 노하우와 시스템을 연계하여 지역의 공익단체들, 민간기업,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큰 그림의 프로그램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심지어 안전망 확보를 위해서는 유형의 커다란 건물이 운영되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협의체가 지금은 조그맣게 보여도 움직일 물결은 거대 할 수 있다. 이 물결은 한 지역에서의 조그만 파문일 수도 있고, 이 지역을 뛰어넘는 사회적 운동으로 전개 될 수도 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지켜져야 할 사안은 행정적인 부분과 시스템적인 프로그램 운영에서의 전문성, 자원봉사영역을 구분하여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것은 방법과 운영, 한계와 책임을 정확히 구분하여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누구의 공적이나 치적으로 한 페이지를 장식하려 한다면, 이 것은 또 한사람의 희생만 강요하게 될 것이다.
학생은 좋은 스승을 만나면 열 번도 더 변할 수 있다. 바로 그 것이 교육의 힘이다. 가슴을 열고 진실한 마음으로 그 한 사람의 교육적.사회적 스승이 되어주고자 시작 된 이 협의체가 꿈꾸는 일들이 지금은 힘이 들고 어려워 보여도 열사람이 한걸음씩 함께한다면 못 이룰 것이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 내딛는 것 모두 다 이뤄지길 소망한다.
아래는 발대식.협약식에서 협약한 내용이다.
□ 협약내용
◦ 위기 아동·청소년 안전망 구축을 위한 상호 인적·물적 교류
◦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를 위한 공동 사업 또는 행사 추진
◦ 대상 아동·청소년에 대한 정보 공유
◦ 상호 기관 간 또는 지역 내 홍보 활동
◦ 기관의 아동·청소년 활동 관련 사업에 대한 조력
◦ 기타 위기청소년 안전망 구축을 위한 노력 및 상호 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