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문학상 수상작 『웃는 연습』(창비 2017) 이후 7년 만에 펴내는 다섯번째 시집이다.
백석의 향토성과 서정성을 계승하면서도 세심한 감수성을 동원해 다양한 공동체적 양식을 살피는 시인의 눈길은 한층 넓고 깊어졌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오래 간직하고 싶은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시인의 말)을 되살려 도시살이와 시골살이를 오가는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 덕분에 전통적 서정의 아름다움이라는 미덕을 지니면서도 무한경쟁의 쳇바퀴를 살아가는 지금 시대를 날카롭게 묘파해냄으로써 전 세대를 아울러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들이 풍성하게 채워질 수 있었다.
영화감독 이창동은 추천사에서 “말을 넘어 마음과 마음으로 전하는” 이 시집은 “시는 쓰거나 읽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라는 깨달음 준다”고 적었다. 사소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만은 아닌 순간들”(시인의 말)이 나에게도 꽤 많이 있음을 문득 알게 될 때 얻는 위로가 오래도록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