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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5-04-07 08:30:19

옥구농민항일항쟁의 산실 ‘농민야학 안채’ 멸실 위기


... ( 편집부 ) (2024-11-26 00: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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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군산대 역사학과, 다양한 역사 콘텐츠로 보존 대책 제안

1927년 옥구농민항일항쟁의 중심지로 알려진 장태성 농민야학의 안채가 심각한 훼손 상태에 놓이며 멸실 위기를 맞고 있다. 4칸으로 이루어진 이 건물은 첫째 칸이 이미 붕괴된 상황이며, 나머지 칸도 붕괴 위험에 처해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927년 11월 25일 발생한 옥구농민항일항쟁은 일제 경찰의 불법과 일본인 농장의 횡포에 맞선 농민 500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저항 운동이다. 이 항쟁은 3.5 만세운동과 더불어 군산 시민정신의 뿌리를 이루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2027년 백 주년을 앞둔 현재, 이를 기념하거나 보존할 전문 박물관이나 기념관은 군산에 존재하지 않는다.

국립군산대학교 역사학과는 2023년 옥구농민항일항쟁 백 주년 준비 과정에서 장태성 농민야학터와 안채를 발견했다. 해당 건물은 일제 강점기 전북 지역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농장 설립 과정에서 강탈된 재산의 실상을 증언하는 공문서와, 이용휴 선비가 일본인 농장주들의 위협에 맞섰던 기록을 통해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건물은 당시 서당채를 농민조합 대표인 장태성에게 제공해 농민야학으로 운영되었으며, 이곳에서 이루어진 민족교육과 인간 존중의 실상이 1993년 나종우 교수의 인터뷰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그러나 건물은 발견 당시에도 심각한 노후화로 인해 긴급한 보존 작업이 요구되었다.

군산대 역사학과는 농민야학터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역사 콘텐츠를 제작했다.
2023년에는 ‘옥구서수농민항일항쟁 역사지도’와 희귀 사진집을 발간하고, 관련 사진 전시회를 4차례 개최했다. 2024년에는 주요 유적지를 탐방하며 미션을 수행하는 ‘시간여행 미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참여자가 5곳의 유적지를 방문하며 옥구농민항일항쟁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군산대 학생들은 농민야학 안채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군산시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장태성 농민야학터를 농민항쟁 기념관과 체험학습관으로 정비해 옥구농민항일항쟁 백 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학생들은 “농민야학 안채는 단순히 한 건물을 넘어 우리 민족의 자긍심과 항일 정신을 상징하는 중요한 역사유산이다. 이를 보존함으로써 지역 정체성과 문화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태성 농민야학이 위치한 용전마을은 항쟁에 참여했던 주요 인물들의 가옥과 우리 문화의 흔적을 간직한 공간으로, 문화유산의 보고(寶庫)로 평가받고 있다. 군산시의 적극적인 보존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귀중한 유산이 영영 사라질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