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산하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이하 법안소위)가 2월 17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고준위 특별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시민단체 및 지역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종교환경회의, 탈핵시민행동, 핵발전소지역대책위협의회 등 단체들은 2월 18일 성명을 발표하고, “고준위 특별법안이 핵발전소 지역을 사실상 핵폐기장으로 만드는 법안”이라며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해당 법안이 지역과 시민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명서에서는 “고준위 특별법안이 부지 내 저장시설 건설 시 주민 동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기존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조차 ‘이해관계자 참여하에 새롭게 논의(공론화·지역공론화)’할 것을 권고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법안은 주민 의견 수렴 방식을 ‘설명회’ 및 ‘공청회’로 제한하고 있어 민주적 절차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산자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법안소위 통과 직후 “추후에 저장 용량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며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핵심 쟁점은 저장 용량이 아니라 주민이나 지자체 동의 없이 ‘부지 내 저장시설 건설’이 가능하도록 한 점”이라며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저장 용량 조항에서 타협을 이루었지만, 시민단체들은 “지역의 의견을 배제한 채 핵폐기장 건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반민주적이며, 해당 지역의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고준위 방폐물 관리 문제는 차기 정부에서 보다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명서는 “산자위는 지금이라도 모든 핵발전소 지역을 핵무덤으로 만들고 윤석열 정부의 원전 진흥 정책에 동조하는 고준위 특별법안을 폐기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또한 국회 산자위 위원들에게 “일방적으로 법안을 강행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고준위 특별법안은 2월 19일 산자위 전체회의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후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