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상산고등학교가 교학사 발행 한국사 교과서 선정을 철회했다. 상산고 박삼옥 교장은 7일 오전 11시 전라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실에서 회견을 갖고 “최종적으로 ‘지학사’ 교과서 1종만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 교장은 “지난 1월 4일부터 한국사교과서에 대한 재검토를 시작으로, 어제(6일) 역사교사 및 보직교사 연석회의, 교육과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늘(7일) 학교운영위원회의 자문을 마침으로써 한국사 교과서 재선정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교학사 교과서에 여러 왜곡 내용이 있음을 심의 과정에서 확인했다”며 “선정 과정에서 다 확인하지 못한 건 실책”이라고 인정했다. 학교현장에서는 교과서를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해명이다.
그는 또 “상산고는 균형 잡힌 교육을 위해 한국사뿐 아니라 각 교과에서 학생과 교사가 자유롭게 토론하고 다양한 관점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지속적으로 개발, 활용하여 학생들의 성장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박 교장은 이어 “학교 홈페이지 일반인게시판을 닫은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오늘을 기점으로 열겠다”고 밝히고, 학생 대자보 철거와 관련해서는 “대자보 이전에 상호간 여러 경로의 소통 노력을 갖지 못한 점에 대해 학생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 바 있다”며 “학생회 게시판 활용 등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하지만 “오늘의 사태가 없었다면 학생들도 동요하지 않았을 것이며 ‘균형 잡힌 교육’이라는 철학이나 학교 전통에도 변화는 없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특히 “이번 사태로 상산고가 친일학교인 것처럼 몰려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당초 취지와 달리 학생, 교사, 학부모들에게 불신과 분열을 초래해 가장 소중한 학생들이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을 상황이 발생하여 재선정 절차를 착수하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준비해온 회견문을 낭독한 직후 “양심에 반한 결정일 수는 있으나 외부의 강압에 의한 결정은 아니다”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양심’ 발언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박 교장은 “균형과 토론이라는 신념으로 두 권 교과서를 선택한 것은 옳았다 믿었는데 결과적으로 그 선택이 번복된 것을 두고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상산고에 교학사와 지학사 교과서 2종 복수채택을 철회하라고 요구해온 시민단체들은 박 교장의 회견이 끝난 직후 회견을 열어 “상산고의 교학사 한국사교과서 채택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또 “교육부가 교학사 한국사교과서 채택을 철회한 학교들에 감사관을 내려 보내 특별조사를 시행하는 것은 학교를 옥죄 교학사 한국사교과서를 살려보려는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회견에는 전북교육혁신네트워크,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 전북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민족통일전북청년협의회, 광복회 전북지부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