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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의 부러진 지팡이


... 한문숙 기자 (2002-10-13 23:50:00)

군산경찰, 미군기지앞 시위 봉쇄하며 마구잡이 폭력 행사



최근 대우차 노동자에 대한 경찰폭력이 인권단체들에 의해 고발당하는 사태에 이른 데 이어 군산에서도 경찰들이 집회를 방해하고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폭력행사는 물론 성폭력에 가까운 언사를 사용하는 등 상식을 초월한 대응을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3일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상임대표 문정현 신부. 이하 시민모임)은 경찰들에 의해 벌써 세 번째 집회장소를 봉쇄당했다. 이날은 금요집회가 170회를 맞는 날이다.





이날 군산경찰(서장 이내연)은 지난 3년간 꾸준히 이어져온 금요집회 장소인 군산미군기지 정문으로부터 100m가량 앞까지 전경을 배치해 집회장소를 그만큼 뒤로 밀쳐냈다. 또한 평소 50여명의 병력보다 6배 가량 병력을 증강해 배치했다.





이에 대해 시민모임 김민아 사무국장은 “지난 2월 대보름맞이 쥐불놀이를 할 때 불깡통 하나가 기지 안으로 넘어갔는데 이 사실을 주한미대사가 국방부장관에게 언질했고 위에서 난리가 나서 우리도 경비를 강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군산경찰서 정보과 한 형사가 밝혔다”고 말하고 “미군의 콧김 하나에 벌벌 떠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문정현 신부 감금하고 여성활동가에 모욕적 언사 자행





경찰의 불법행위는 이후 더 심각하게 이어진다.





이날 오후 5시경 집회를 마치고 기지 정문 앞에서 뒤풀이를 하던 참가자들에게 경찰은 군화발로 문정현 신부의 허리를 차고 지팡이를 빼앗아 부러뜨렸다. 또 등을 돌리고 멀어지는 한 노동자에게 발길질로 허리를 가격해 부상을 입히는 폭력을 자행했다.





그 자리에 남아있던 시민모임 회원 20여명은 ‘평화집회 보장과 경찰폭력 사과’를 요구하며 기지 정문 앞에서 철야농성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지 정문 주변에 있는 상가주민들은 ‘수고한다’며 통닭과 햄버거 등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그러나 밤 9시경 미군기지 철조망 앞에 서서 ‘US TROOPS, OUT OF KOREA(미군은 한국을 떠나라)'를 외치던 문정현 신부에게 사복형사 대여섯 명이 달려들어 사지를 들고 강제로 형사기동대 승합차에 태웠다. 경찰은 문신부가 강력히 저항하는데도 불구하고 문신부의 거처인 ‘작은 자매의 집’(정신지체장애인 복지시설 전북 익산시 월정리)으로 강제이송했다.





경찰은 또한 기지정문 앞에 남아있던 시민모임 회원들을 방패로 밀어내고 그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군산지부 고승희 홍보부장을 끌고가 군화발로 집단폭행해 코뼈가 함몰되는 부상을 입혔다.





‘막 나가기로’ 작정한 듯한 이날의 경찰 폭력은 ‘작은 자매의 집’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20여명의 사복경찰들은 4대의 형사기동대 차량을 동원해 문신부를 강제로 ‘자매의 집’에 끌고 들어왔다. 문신부는 “내 의사에 반해 강제로 끌려왔으니 내릴 수 없다”며 차 안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밤 11시경 뒤늦게 사태를 전해듣고 전주에서 ‘자매의 집’에 도착한 문규현 신부는 사복경찰들에게 문정현 신부를 강제연행한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군산경찰 형사계 문모 계장은(스스로 성이 문씨임을 밝힘) 문규현 신부의 멱살을 잡고 발로 걷어찬 뒤 ‘문규현 문정현 다 나와라 이 XX들아, 내가 오늘 옷 벗는다’는 등의 갖은 욕설을 퍼부었다.





또한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인권단체 여성활동가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언어들을 내뱉었다. 경찰들은 당시 술냄새를 풍기는 상태였다. 형사계의 한 경찰은 자신들이 “회식을 하다 말고 (명령을 받고) 불려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시민모임 회원 30여명은 24일 새벽 2시부터 군산경찰서로 자리를 옮겨 철야농성을 하며 향후 평화집회 보장과 경찰 폭력 등에 대한 군산경찰서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군산경찰서 앞에서 ‘평화집회 방해와 경찰폭력 규탄집회’를 가진 시민모임은 군산경찰서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서장은 ‘문계장의 폭언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으나 이 날 경찰폭력 전반에 대해 공개사과하라는 요구는 거절했다.





시민모임은 오는 27일 전북지방경찰청장을 항의방문하고 군산경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고소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2001년 03월 27일 11시 21분 30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