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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 빙벽등반 충북 영동에서 시즌 개막


... 문수현 (2014-01-20 22:37:37)

동계스포츠인 빙벽등반이 시작됐다. 충북 영동 인공빙벽장이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시즌이 개시된 것.

영동군은 1월 초 빙벽장을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강추위가 본격화된 15일로 연기해 개장했다. 영동 빙벽장은 세계 최대 야외 인공빙벽장으로 꼽힌다. 금강변 북쪽 바위 절벽을 인공으로 얼려 만든 빙벽장은 30m 높이 빙벽 2개, 90m 높이 빙벽 2개 등 모두 4개의 대형 빙벽을 갖춘 시설이다. 동시 등반 가능 인원은 40여명이다.



개장 첫 주말의 공휴일인 17일, 영동빙벽장은 등반을 즐기려는 동호인은 물론, 썰매를 즐기는 동호인 가족과 일반인들까지 수백 명의 인파로 붐볐다. 빙벽장 한쪽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라바를 본떠 만든 대형 얼음 조각들이 관광객과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빙벽등반은 암벽등반과 마찬가지로 2명이 1조가 되어 등반과 확보를 번갈아 한다. 선등자가 등반 중 벽에 인공확보물을 설치해 자신의 안전을 도모해가면서 행하는 등반을 리딩(선등)이라 하고, 본격적인 등반 전에 상단 목표지점에 미리 확보물을 설치한 다음 로프를 걸고 행하는 등반을 톱로핑이라 하는데, 톱로핑 등반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영동빙벽장은 톱로핑 등반만 허용된다.

영동빙벽장은 해마다 국제빙벽대회를 열었으나 올해는 대한산악연맹 경기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제대회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나중으로 밀렸지만, 그만큼 동호인들이나 초보자들이 빙벽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늘어난 셈이다.



다른 많은 스포츠와 달리 암벽등반이나 빙벽등반은 더 큰 근력이나 더 빠른 속도로 승부를 가르지 않는다. 더 바른 자세와 더 꾸준한 노력, 더 큰 유연성과 정신적인 능력이 기량의 차이를 낳는다. 그 점에서 암벽, 빙벽등반은 많은 이들을 빠져들게 한다.

암벽등반에 비해 비용은 많이 드는 편이다. 빙벽화와 크램폰, 한 쌍의 바일 등의 가격만 해도 150만원에 이른다. 따라서 초보자나 청소년들이 처음부터 기본 장비를 구입하기는 무리다. 처음에는 양해를 얻어 지인의 장비를 빌어 쓰는 게 보통이다.

한편, 전북에서 빙벽을 즐길 수 있는 장소는 진안군 정천면 소재 옥녀폭포가 유일하다. 정천면 소재지에서 폭포를 관망할 수 있다. 천연 폭포인 옥녀폭포는 규모가 작지만 경관이 수려하고 등반 난이도 또한 높은 편이어서 전국적으로 명성이 나 있으며, 전북 동호인들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적당한 수량과 함께 기온이 영하 14도 이하로 여러 날 지속되어야 양질의 빙폭이 형성된다.


(전북 진안군 정천면 옥녀폭포. 사진은 2011년 2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