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상담사와 스포츠강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녕하지 못한 설 명절을 맞고 있다. 명절도 반납한 채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학비노조·위원장 박금자)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근무중인 전문상담사 1,067명과 스포츠강사 3,800명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5천여 명이 겨울방학 기간 집단계약해지를 당했다. 이들은 각 교육청 앞에서 ‘대량해고 철회, 무기계약 전환’을 요구하면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인천·대전·전북·전남·경북·제주 등 7개 교육청에 근무하는 전문상담사 1,067명은 지난 12월말 계약만료통보를 받았다. 교육청들이 예산절감을 이유로 겨울방학을 제외한 10개월만 계약을 맺었기 때문. 특히 전북교육청은 올해 Wee클래스 전문상담사를 한 명도 채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Wee프로젝트 학생상담사업은 학교폭력, 왕따 등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 대한 1차 안전망을 말하며, 전국 4,800개 학교에 3,700여명의 계약직 전문상담사가 근무 중이다.
학비노조는 “대부분의 전문상담사가 정부가 추진 중인 ‘상시·지속적 업무담당자 무기계약전환’ 대상자로서 2012년 입사해 올해로 근무 3년차를 앞두고 있었다”며 “학비노조는 교육청들이 무기계약을 회피하기 위해 12월말 집단계약해지와 신규채용을 반복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 교육부 주관으로 시작한 Wee프로젝트 학생상담사업은 시행 1년만인 2013년 전국적으로 1천명의 전문상담사를 감원해 부실운영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한편, 스포츠강사는 학생체력증진과 체육수업강화의 일환으로 2008년부터 도입돼 2013년 현재 전국 초등 및 특수학교에 3,800여명이 채용돼 있다. 이들도 전문상담사처럼 10개월 계약직으로 지난달 모두 계약이 종료됐다.
이 사업의 주관부처인 문화체육부가 관련예산을 대폭 축소했다. 문체부와 교육부의 대응투자 비율을 2013년에는 30% 대 70%(교육부, 교육청)로 했다가 2014년에는 자체 부담률을 30%에서 20%로 감축한 것. 이를 이유로 시도교육청은 2014년에 전국적으로 1천 명 가량 축소된 2천여 명만 채용할 예정이어서 갈등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학비노조는 지난 1월 16일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대전, 전북, 인천 교육청 앞에서 노숙농성과 1인시위에 돌입했으며 1월 27일 경북, 28일 부산과 전남 등 지역에서 추가 노숙농성에 돌입하는 등 투쟁수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학비노조는 설 연휴를 전후해 계약이 해지된 이들에 대한 고용보장대책을 교육청이 수립하지 않으면 2월 7일과 8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앞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하는 규탄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어 25일 민주노총 총파업투쟁에 맞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