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창작극회가 독일작가 프란츠 X. 크뢰츠의 <물고기도 고기도 아닌(Nicht Fisch Nicht Fleisch)>를 각색한 <이런 젠장>을 공연한다.
정초왕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고 배영국, 김안나, 염정숙, 홍석찬이 배우로 출연한다. 9일부터 25일까지 월요일을 뺀 15일 동안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관람시간은 90분.
원작의 제목은 ‘물고기(생선)도 고기도 아닌’이다. 즉 ‘죽도 밥도 아닌’이란 뜻을 갖고 있다. 창작극회는 지난 2009년 이 작품을 <물고기씨, 멈추지 말아요>란 제목으로 각색, 공연한 바 있다.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인간성 회복에 대한 ‘희망’이다. 공연을 기획한 최옥자씨는 이 작품이 “웃음을 주지만 슬픈 연극”이라고 말한다. 비극이란 얘기다.
성장의 그늘에서 소외된 수많은 사람들 속에 우리 자신의 모습이 투영돼 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한순간이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작품은 비정한 생존경쟁의 무대에서 살아가는 서로 다른 두 부부의 일상적인 생활을 서사적으로 펼쳐 보인다. 가정과 직장 생활은 도시, 현대화, 비인간성 등 치열한 경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들은 반사적으로 시골, 고향, 인간성을 그리워하지만 결국 방황의 끝은 밑바닥으로의 추락이다.
작품은 “가장 기본적인 생활의 토대가 위협받을 때 우리는 어떻게 그에 맞서 싸워야 할까. 아니 애당초 싸울 수나 있는 것일까”라고 묻는다. 그러면서 “무대 위 인물들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어정쩡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당신은 어떤가?”라고 관객을 향해 묻는다.
원작자 크뢰츠는 자본주의의 변화 경향에 주목하면서 자신의 극 작업을 변화시켜 온 현대 신(新) 민중극 운동의 거장이다. 창작극회와 중견배우들이 21세기 벽두 우리 사회 민중의 삶을 어떻게 그려낼지 주목된다.
관람문의 : 063-282-1810, 010-4520-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