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3개 학교에 대한 운영평가와 그에 따른 재지정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교육문화중심 아이행복>(이사장 강유희)은 26일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세미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전북교육청은 자사고 운영과 문제점에 대해 주도적으로 연구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익산지역 사회단체 관계자와 학부모, 중·고등학교 교사 등 이날 토론회 참석자 40여 명은 전북교육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객석토론에서 “김승환 교육감은 4년 전 선거 때부터 자사고 반대 입장을 공약으로 발표했고 관련 소송도 제기한 바 있다”고 지적하면서 “전북교육청이 주도적으로 자사고의 운영과 문제점에 대해 연구하고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했어야 하는데 아무런 후속조치가 없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고 무책임한 처사”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한 “4년 전 익산은 남성고가 자사고로 전환하면서 이 지역 인문계 남자고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가 43명으로까지 늘었고, 전북교육청에 해결책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아직까지도 아무런 반응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 주 발제를 맡은 손충기 교수(원광대학교 교육학과)는 자사고 운영 평가에 관해 △자사고 설립 취지와 설치 목적 달성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평가 △자사고가 교육 불평등에 미친 영향에 대한 평가 △자사고가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 평가 등 ‘자사고의 운영 실태를 총체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조발제에 나선 한은수 고문과 최태숙 정책실장은 지역사회와 학교 현장의 실태를 보고하면서 자사고가 고교 다양화라는 취지와 달리 보통교육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사고는 성적 우수생을 선취하는 수단으로 전락해 학교를 서열화하면서 지역사회의 갈등과 계층 간 위화감을 심각하게 조장하고 있다”며 “중학생은 물론 초등학생들까지 경쟁·입시교육의 틀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내신성적 50%내 선발 기준을 국·영·수 과목을 포함해 사회·과학 중 선택한 성적으로 학생선발 기준을 바꾸는 것은 성적 우수생만을 뽑아 입시명문고화하려는 학교의 이기심을 뒷받침해주는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생 선발 시기와 관련해서도 일반고에 앞서서 학생 선발권을 주는 것은 특차전형이나 다름없는 특혜이며, 다양화에 따른 학교 선택권을 주는 의도라면 이런 불공정 선발과정이 타당한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애 아이행복 상임이사는 “자사고 문제는 중요한 지역문제여서 그 취지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평가하는 자리로 토론회를 마련했다”며 “전북교육청은 자사고를 단위 학교 차원의 문제로만 심의하지 말고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라북도 내 자사고는 상산고, 남성고, 군산중앙고 세 곳이다.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상산고는 2010년에, 광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남성고와 군산중앙고는 2011년에 자사고로 지정됐다.
이들 학교는 “자율학교는 5년 이내로 지정·운영하되, 교육감이 정하는 바에 따라 연장운영할 수 있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에 따라 상산고는 올해, 남성고와 군산중앙고는 내년에 각각 재지정 여부를 두고 평가를 받게 돼 있다.
상산고의 자사고 운영은 내년 2월이 만기지만, 신입생 모집과 입시 일정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올 8월초까지는 해당학교에 평가결과가 전달돼야 한다.
한편 전북교육청은 상산고에 대한 운영평가를 마치고 7월 중에 평가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