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이 2017년부터 현행 고입 선발시험을 폐지하고 100% 내신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전북교육청은 8일 평준화지역인 전주·익산·군산의 고입제도를 현재 초등 6학년이 입학시험을 치르는 2017년부터 100% 내신제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 지역에 한해, 현행 고입 연합고사를 폐지하는 대신 학교단위 석차백분율 등 중학교 내신 100% 전형으로 선발하되 구체적인 내신 성적 산출방법은 내년 3월말 이전에 공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북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도내 전 지역 초등학교 5·6학년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3만6천여 명에 대한 설문조사 등 광범위한 의견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이달 20일 군산, 21일 익산, 23일 전주에서 학부모와 교사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개최해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전북교육청은 의견수렴을 거친 뒤 고입전형 내신 성적 산출지침을 작성하고 전라북도 평준화지역 고등학교 입학전형위원회 심사를 거쳐 2015년 최종 개선안을 공고할 예정이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지난 1월 개최한 교육정책포럼에서도 2017년부터 고교입학 제도를 내신제로 전환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전북교육청은 고입 내신제 전환 추진배경을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곧 선발고사가 중학교 교육과정을 왜곡하고 있고, 학생 수 감소로 경쟁 선발의 의미가 퇴색했으며, 100% 내신제가 군 단위 학생들의 전주 집중 현상을 낳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현행 전북 전주·군산·익산 등 평준화지역의 고입 선발은 2000년도 이래 내신 성적(70점, 28%)과 연합고사 성적(180점, 72%)를 합산해 교육청에서 남녀 구별없이 전체 입학정원에 드는 학생들을 합격시킨 후 선지원·후추첨으로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내신의 영향력은 미미한 반면 선발고사의 영향력이 실제적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현행 전북 고입제도는 사실상 선발고사 중심의 입학전형제도인 셈인데, 이는 중학교 교육과정을 시험에 맞춰 왜곡하고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에 대한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문제는 100% 내신제 전환이 군 단위 농어촌학생들의 도시 선호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다. 즉, 내신 성적 중심으로 고입제도를 개선하면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전주·익산·군산 지역 유입현상이 더 촉진될 수 있고, 그에 상응해 전주지역의 학생이 타 지역으로 진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비평준화 지역 고등학교는 성적우수학생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나아가 도시 진출은 학부모와 학생에게 상당한 비용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빈부 수준이 유학 여부에 영향을 줄 소지마저 있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은 2018년이면 고등학교 학생 수가 정원대비 8천여 명 부족해지고, 최근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으로 인해 일반고 진학 수요가 분산되고 있어, 100% 내신제도로 전환하더라도 학생 탈락 등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최근 3년간 타 시·군의 전주 일반고 지원 학생 수가 감소추세인 데다 대입전략에서 농어촌 고교가 불리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돼 전주 선호현상은 해마다 약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완주군과 임실군의 전주 일반고 지원이 2012년까지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2013년 증가로 반전한 원인과 기타 지역의 전주지원율이 감소추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더해 군 지역 중 완주·진안·임실·김제 등 전주 인근 학생들의 전주 지원율이 4명 중 1명에 이르는(2011~14년 4개 군 평균 25.8%) 점 등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이 때문에 전북교육청의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내신제 전환 이후 군 지역 학생들의 도시쏠림에 대한 우려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