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 정상화를 위한 재정기여자 선정 과정이 불공정하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대학구성원들의 학교정상화 의지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서남대 임시이사회는 20일 대학 정상화추진위원회 소위원회와 이사회를 잇달아 열고, 전주 예수병원과 고양 명지병원을 후보자로 선정했지만 최종 재정지원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진 못했다.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라고 요구한 뒤 다음달 13일 최종 선정하기로 한 것.
그런데, 이사회가 두 후보자에 대해 ‘미흡한 부분’이라고 지적한 대목이 논란이다.
이사회는 먼저 명지의료재단에 대해, 현금성 부채가 1400억원이나 돼 앞으로 3년간 800억원 이상 투입한다는 계획을 실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명지의료재단을 ‘재정기여자로 적합하지 않은 재정기여자 후보’로 보는 셈이다.
반면 이사회는 예수병원에 대해서는 2016년까지 교육부로부터 대학이 받아야 할 의과대학 평가인증을 위한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재정 상황을 의심받은 명지병원과는 차원이 다른 지적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예수병원은 다음날인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남대 정상화를 위해 재정지원을 하겠다는 지원자의 재정상태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재정기여자 모집’이라는 학교와 이사회의 공고에 모순된다”며 이사회의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예수병원 측은 재정기여자 후보들을 심사한 소위원회의 구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최종 후보로 선정된 두 기관은 모두 종합병원 급인데 정작 선정위원 중에는 의대 관련 위원이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일부 위원이 학연이나 지연에 따라 후보병원에 일찌감치 줄서기를 하면서 대학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한편, 20일 서남대 이사회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모인 대전의 회의장엔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회의가 끝난 뒤 언론기자들에게 이사회 결정을 브리핑하기 위해 남아있던 안행근 총무이사가 봉변을 당했다. 명지의료재단을 선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남대 일부 관계자가 안 이사에게 다가가 고성과 욕설을 퍼부은 것.
서남대는 대학 설립자가 교비 1천여 억원을 횡령해 구속 수감돼 있다. 교육부로부터 부실대학으로 지정되고 대학의 주력인 의과대학의 신입생 모집이 한때 중단되는 등 폐교 위기를 맞았다가, 지난해 교육부가 관선이사를 선임한 것을 계기로 회생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렵사리 정상화의 길에 나선 서남대인 만큼, 대학 구성원들이 지역발전을 먼저 생각하는 대승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변의 기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