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LOGO
최종편집: 2025-05-12 09:57:27

수원 영신중 교사들 일상적 체벌 논란


... 문수현 (2015-02-11 16:58:09)

경기도 사회단체들이 11일, 수원의 영신중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일상적인 체벌을 가하고 있다며 해결을 촉구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수원지부, 인권교육 ‘온다’, 다산인권센터 등 경기지역 9개 사회단체가 모인 ‘경기 학생인권 실현을 위한 네트워크’는 이날 “영신중학교에서 상습적이고 일상적으로 체벌 등 학생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재학생의 제보를 받고 사건 해결을 촉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조사 결과 영신중에서 일어난 체벌들은 엎드려뻗쳐, 오리걸음, 의자 들고 서 있기, 도구와 손으로 학생들의 발과 뺨을 때리는 등 여러 종류였으며 체벌을 가한 교사들 역시 여러 명이었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이 사건을 공개한 경위에 대해서는 “체벌 문제를 제보한 학생이 작년 10월 학교장 앞으로 체벌 사실을 알리고 사건 해결을 요청하는 익명 편지를 우편으로 보낸 바 있으나 학교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며 “제보자가 신원 노출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인권단체에게 대리 진정과 공론화를 부탁해왔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경기교육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한편, 영신중으로도 의견서를 보내 사건 해결을 위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영신중에 보낸 의견서에서 “제보 받은 체벌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위반하는 불법한 것이며,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위반이자 일종의 아동학대 행위”라며 “다수 교사들이 이처럼 공공연하게 체벌을 가하고 있던 사실을 학교장 등 학교관리자들이 알고 있었는가”라고 물었다.

이들은 학교 측에 △이번 사건에 대해 명백히 조사할 것 △피해 학생들에게 공식 사과할 것 △체벌 교사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 △학생인권을 홍보·교육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인권단체가 제보 받은 체벌과 언어폭력의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았다.

△학생들이 말을 잘 안 듣는다고 일상적으로 운동장에서 엎드려뻗쳐, 귀 잡고 오리걸음 등의 체벌.
△지각했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복도에서 귀 잡고 오리걸음.
△자리를 바꿨다는 이유로 반 학생 전체를 책상 위에 올라가 무릎 꿇고 손을 들고 있게 하는 체벌.
△의자를 들고 서있게 하거나 엎드려뻗쳐를 시킴. 특정 학생들에게 이런 체벌을 많이 함.
△숙제를 하지 않은 학생들을 의자 위에 올라가게 한 뒤 긴 막대기로 발을 때리는 체벌.
△학생들의 따귀를 때림. 이 교사는 벌이 아닌데도 단원마다 ‘깜지’를 쓰게 함. 또한 학생들이 떠들면 화가 나서 써오게 시키기도 함.
△과학부장 교사가 나무 막대기에 검은 테이프 감아놓은 걸 들고 다니면서 '발마사지' 라고 하며 발을 때리는 체벌.
△학생들에게 “개새끼야”, “지랄하지 마라” 등의 언어폭력.

단체들은 위에 공개한 8가지의 체벌 등 사례는 서로 다른 7명의 교사에 의해 2014년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까지 증언을 확보한 사례들만 이 정도일 뿐, 이밖에도 여러 교사들에 의해 일상적으로 체벌이 일어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들이 제보 받은 체벌 실태가 사실이라면, 이 학교 학생들의 학내 인권상황은 30~40년 전 군사독재 시절보다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공현 씨는 “학생권 조례 시행 이후 체벌은 일어나더라도 대체로 교사 1~2명이 가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이번 사례는 여러 명의 교사가 여러 가지 형태로 일상적으로 체벌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이는 교육청이 관리감독을 제대로 안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권단체가 확보한 증언에 따르면, 나는 학생인권조례 신경 안 쓰고 신고해도 상관없이 때릴 거다 라면서 학생들을 공공연히 협박해 신고의지를 무력화하는 교사마저 있다”며 “학교차원에서 확실하게 체벌을 뿌리뽑기 위해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