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시국선언 교사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전주지법(형사 4단독 재판장 김균태)은 19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교사들의 시국선언은 공익에 반하는 정치활동이나 집단행동으로 볼 수 없다”며 전교조 전북지부 노병섭 지부장 등 4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해 6월 시국선언을 주도한 혐의로 전북교육청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이날 무죄판결로 이들에게 같은 혐의로 내려진 해임 등 전북교육청의 징계에 대한 최규호 교육감의 최종 결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 교육감은 이 판결을 보고 최종 징계를 내리겠다고 약속하고 징계결재를 미뤄왔다.
또 이날 판결은 전국에서 시국선언을 이유로 기소된 교사들에 대해 열린 첫 판결이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뿐만아니라 시국선언이 아닌 언론에 광고를 내 기소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재판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선고공판에서 김균태 재판장은 검찰이 기소한 교원노조법, 국가공무원법, 교육기본법이 정한 ‘공익에 반하는 집단행동, 정치활동 제한 위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장은 교원노조법이 금하는 정치활동 금지 혐의에 대해 “입법목적이 ‘학생의 중립적 교육을 받을 학습권 보장’에 있는 것으로 시국선언이 이를 침해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법이 조합원 개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며 시국선언은 비조합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교원노조의 활동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장은 또 “공무원법이 제한하는 표현의 자유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일률적으로 제한해서는 안되고 공익에 반하는 목적일 때로 축소해서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시국선언이 공익에 반하는 목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장은 “피고들의 목적이 직무의 방기, 학생의 중립교육 학습권 침해, 공익에 반하는 행동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상 ‘직무상 성실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검찰이 ‘학교장이 시국선언에 참여하지 말라는 명령을 어겼다’고 주장하나 이 명령에는 ‘법률이 허용하지 않는 일체 행위’에 참여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며 이유없다고 밝혔다. 법률에 위배되지 않은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이 학교장의 명령위반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재판장은 또 검찰이 ‘정치적 논란이 첨예한 상황에서 편파적인 행동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표현되지 않는 국민의사는 해석할 수 없는 것으로 국민에게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교원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를 일률적이고 전면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며 “의견을 밝히는 것을 집단적으로 해서 편파적으로 공익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견을 전하고 국정쇄신을 요구한 시국선언이 특정 정당을 지지했다고 볼 수도 없고 소수 의견이라해도 편파적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공익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판결 후 전교조 전북지부 노병섭 지부장은 “전국에서 시국선언 재판 중 처음 판결이 무죄판결”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판결로 법정의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한 판결이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으로 무죄 판결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참소리
박재순 기자
교육운동사랑방 성명서
최규호 교육감은 소신없는 징계처분 취소해야
법원의‘시국선언 관련 교사 무죄’ 판결 환영
□ 전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김균태 판사는 2010.1.19(화) 시국선언을 주도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라북도교육청이 고발해 불구속 기소된 노병섭 전교조 전북지부장, 김재균 교섭국장, 조한연 사무처장, 김지성 정책실장의 선고공판에서 “교사들의 시국선언은 공익에 반하는 집단행동이나 정치활동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 교육운동사랑방 대표 오근량은 “이번 판결은 헌법정신에 비춰 매우 당연한 결과이며 사법 정의가 살아 있음을 확인한 무죄판결을 환영한다”면서, 지난 12월 24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해 대법원의 판결까지 기다렸다가 형평성에 맞게 처리해야 하고 “초중고 교사들의 의사 개진은 법률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 국회의원 정동영이 지난 12월3일 "최근 전교조 전남지부 전임자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결정과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사실상 거부했다"며 "이는 아직 우리 사회에 상식과 희망이 존재함을 보여주었다"며 전북교육청도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와 고발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 것을 상기한다면 금번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무죄판결은 최규호 교육감의 상황인식의 안이함과 교육철학의 부재, 무소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 신의와 신뢰를 가르쳐야 할 전북교육의 수장으로서 2004년 교육감선거에서 200만 도민 앞에 단임을 약속하고도 2008년 선거에서 헌신짝 뒤집듯 약속을 파기한 바 있고 3선 도전을 언급하고 있는 최규호 교육감은 지난 12월 23일 재판이 끝나기 전에 징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강행했으며,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히자 1심 판결 이후로 징계를 유보한다고 약속한 바 있는바 사법부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고 해당교사에 대한 징계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 최규호 교육감은 이제라도 지난 12월 23일 문규현 신부님이 아픈 몸을 이끌고 징계철회 농성장에 나와 “교육감은 시국선언교사들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는 징계를 하지 않겠다고 성직자들에게 말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기 바란다”는 고언을 상기하고 “시국선언 교사들을 징계할 수 없다”는 소신을 밝혀 ‘직무이행명령권’과 검찰소환 조치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벤치마킹하기 바라며 “교육감과 특수 관계에 있는 학교장이 뇌물수수로 기소됐을 때는 판결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1년 가까이 징계하지 않았다”는 전교조의 논평에도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