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최근 전북교육공동연구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전북도교육청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제기말고사도 국가성취도평가의 일제고사 처럼 나쁜시험제도"라고 밝힌바 있다. 전북교육공동연구원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학교 현장의 교사가 녹두신문에 오늘 실시된 초등학교의 일제기말고사을 비판하는 글을 보내주셨다.
------------- 지난 6.26(화) 올해도 어김없이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가 실시되었다. 일제고사다. 전국에 있는 특정 학년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제히 시험이 실시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이 시험을 통해 학업성취도가 미흡한 학생들의 학업을 신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시험은 시험지도 공개되지 않고 물론 시험 성적은 공개되기는 하지만 약 3개월 후에 4단계로 절대 평가화한 결과만 학생들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시험에 대한 대책으로 성적 미달 학생에 대한 적절한 교육 방침보다는 우수·보통·미흡의 결과를 지역별·학교별 서열화하여 언론에 대서특필 발표한다. 일부 지역 교육감들은 이 결과를 본인들의 치적으로 자랑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리고 교사들에게 당연히 지급해야 할 성과급에 대한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전년도에 대비 학업 성취도 미흡 학생 비율이 다수 발생한 학교는 학교 성과금 지급에서 불이익을 가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많은 부담감뿐만 아니라 과거 전북의 교육청 차원의 성적조작 파문이 일어나기까지 했다.
그런데 실제 학교에서 학생들은 이 시험에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 초6, 중3, 고2학교 학생들은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이 시험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실제로 돌아오는 이익이 전혀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시험 내용도 학교의 수업 내용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거의 부담 없이 응시하는 시험의 결과라고 보기에는 학교에 대한 조치는 가혹스럽다.
아마도 국가에서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 대비하여 특별 교재를 제작하여 보충 수업이라고 실시해 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까지 하면서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오늘 전라북도 도내 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일제히 기말고사를 보았다. 똑 같은 날에 똑같은 내용으로 시험이라 별로 듣기 좋지 않는 일제기말고사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기말 시험에 대비해서 대부분의 초등 학교에서는 몇일 전부터 문제 풀이 수업을 진행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기말고사 대비 문제 풀이 수업을 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원에서도 이루어진다. 문방구와 서점에는 전북교육청 주관의 초등학교 기말고사 문제집을 판매한다. 그리고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은 학원마다에 □□□, 00초등학교 수학 100점, 전교 1등 이런 식으로 현수막이 걸린다.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서 이번에는 학부모가 전화를 하지 않으면 점수도 알려주지 말라고 한다. 담임선생님들은 참 난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녀들이 어떤 내용으로 평가를 받았는지 그리고 결과마저도 알 수 없는 시험을 보아야 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시험지도 공개하지 않고 결과도 모르는 시험이라 국가에서 실시하는 학업성취도평가와 같은 모양으로 바뀌어 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도교육청에서는 일제히 도교육청에서 예산을 투자하여 제작한 문제지를 제공해 주면서 문제지 선택의 여부는 학교의 선택 사항이라고 하지만 실제 일선 현장에는 선택이라는 것은 거의 없다. 사서 고생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편한 것이 좋은 것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전북 교육청에서 성과를 자랑하고 특별한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는 혁신학교 마저도 자체적인 시험을 보지않고 전북교육청 주관의 일제기말고사에 참여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혁신학교라면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학생들을 선다형으로 평가하는 이런 기말시험 자체가 필요 없을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학교 시험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학교 교육과정에 맞게 문제를 출제하고 고민하며 일제적인 선다형이 아닌 보다 다양한 도구(실험․관찰․체험학습 보고서 평가)들을 활용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가 초등학교용 학생생활기록부의 취지에 맞는 평가이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어떠한 것이 진정으로 학교 교육을 혁신시킬 수 있는 방법인지를 고민하고 있는지 보다 사려 깊은 흔적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