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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록부 객관성 확보를 위한 대안 제시해야


... ( 편집부 ) (2012-08-24 00:18:19)

몇 년 전에 KBS 프로그램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TV는 사랑을 싣고”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오래 전에 헤어진 친구나 혹은 학교 은사님을 찾는 프로그램으로 이들 지인들을 찾기 위한 도구로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이 바로 학교생활기록부였다.

물론 주된 생활기록부가 등장했던 가장 큰 이유는 기록된 주소지를 통해 상대방의 현소재지를 밝히는 것이었지만 학창 시절 당시의 사진, 성적 그리고 행동 특성과 관련된 종합 의견을 은근히 공개하기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 하나만 가지고도 학교생활기록부의 중요성을 느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생활기록부에 나의 소중한 비밀이나 치명적인 약점이 기록되어 평생토록 보관된다고 생각하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사건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일면 이번 김승환 교육감의 교육과학기술부의 명령에 대한 불이행은 수긍이 간다.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 결정이 객관성과 법적인 효력을 갖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상부에서 내린 명령이니까 기록해라 하는 식으로 무조건 기록된다면 해당 학생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학교생활기록부는 객관적인 사항을 기록하는 공간이 되지 못했다.  생활기록부가 아니라 칭찬 기록부였다. 그 이유는 이미 위에서 언급한 사항이다. 잘못 기록되면 평생토록 남게 될 생활기록부를 감히 누가 객관적으로 기록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그동안 생활기록부의 객관적인 작성에 따른 위협에 관한 이야기를 직․간접으로 많이 들어왔다. 그리고 대다수의 교사들이 정작 기록하고 싶은 내용을 기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그래도 큰 문제는 없었다. 생활기록부에서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 만큼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사항은 단지 무늬로만 존재하였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대학 입시에서 수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고 서류와 인성 평가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런 상황에서 생활 기록부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교사는 더욱 없을 것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칼부림’ 나는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게 된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서 용기(?)를 발휘하고 싶은 교사는 모든 상황을 철저하게 기록해 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학교의 공식적인 기관인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서 내린 결정마저도 기록할 수 없는 상황, 그리고 전라북도 교육청의 안을 기준으로 한다면 형사 재판까지 거친 사안마저도 전산에는 기록하지 못하고 출력 후 수기 기록하고 1년 후에 폐기를 하도록 되어있는 상황에서 교사 개인이 객관적인 사실을 기록한다는 것은 이제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활기록부에는 칭찬과 성적만이 남아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자칫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급격하게 붕괴되는 사태로 연결될 수 있음을 가장 우려한다.

그리고 교육 현장에는 또 다시 과거와 같은 성적 지상주의와 서열화된 점수만을 가지고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살인적인 경쟁만이 남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지금도 일선의 많은 교사들은 학생들의 적성과 다양한 입시 방법의 도입을 통한 학생들의 학업 부담 경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불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활기록부에 작성된 내용에 대한 객관성 상실은 과거 교육으로의 회귀만을 가져 올 것이다.

우리는 인성과 인권 중심 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많이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체벌 없는 교육, 학생 중심의 선택 교육, 학생들의 창의적 재량을 중심으로 한 평등 교육을 지향한다.

따라서 이번 전라북도교육청의 교과부 지시에 대한 불이행은 교과부의 무리한 정책에 대한 불가피한 조치이다 그렇다고 김승환교육감 잘한다고 박수칠수 없는 것은 시민단체나 정치인이 잘못된 정책에 반대하고 노력하는 것은 환영받을수 있지만 전북도교육감이 교과부 견제와 감시를 하는 자리가 아닌 이상  반대에 따른 대안제시와 책임도 있기 때문에 과거 교육으로 회귀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무능함은 여론을 호도하게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교육감은  공교육을 살리고 생활기록부의 객관성을 살릴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교과부 잘못된 정책에 대해 뒷북이나 치라고 도민들이 뽑아준건 아니다.

[전북교육공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