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 1학기가 시작한지 한 달이 되어가고 있다. 이 시간 속에서 교육현장은 1학년 새내기들의 입학 축하와 학부모대상 교육과정설명회 등의 크고 작은 일들로 많이 기사화 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큰 아픔과 충격을 주고 있는 사건은 학교폭력에 의한 피해 발생인 것 같다. 경북경산에서 일어난 학교폭력 피해사건으로 가해자.피해자에 대한 학교.경찰.사회(개인 및 전문가집단 포함)의 원인과 결과, 대응책, 책임에 관한 여러 말과 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학교 폭력의 양상을 현상적으로 보면 상담을 통해 담임교사가 인지는 하였는데, 상담교사의 전문적인 사례관리 형태의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않았고, 학교 관리자도 ‘어떻게 대상자를 찾아내나’ 하는 정도의 범위 밖이라는 안일함이 자리 잡고 있음을 발견한다.
또한 여러 학교에서는 신학기가 되면서 상담교사의 비정규직 계약해지가 되어 상담실 운영에 연속성도 없어지는 상황도 발생하고 일부 학교에서는 학급담임도 계약직 기간제교사를 통해 담당하기도 한다. 또 다른 경우는 스쿨폴리스제도 도입하여 담당경찰관이 배정되고 있지만 어느 하나 일관성 있게 추진되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이 상황을 보면 상담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상담교사 전문가를 계약해지하고 교과에서 상담으로 전환한 교사를 배치하거나 상담실 운영을 축소하는 형태로 방향을 잡으면서 방법론적으로만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이 든다. 상담교사의 전문성이나 연속성을 감안한다면 ‘일회용 소모품’처럼 생각하고 계약을 쉽게 해지하며 새롭게 계약한 담당자들에게 비정규직의 위치에서 학생들의 정서.심리상태를 파악하고 학교폭력 피해 등의 사례관리를 하라고 하는 것은 적절한 업무의 형태가 아닌 것 같다.
또한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설치된 CCTV(폐회로 텔레비전)의 화질이 낮아서 식별할 수 없다거나 설치가 안 된 곳에서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없다라는 상황이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서 CCTV를 화질이 높은 것으로 보강하여야 하고 장소에 대해서도 확대해서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CCTV를 보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많은 의견 중에는 먼저 상담실의 업무에 대한 전문적 활동을 보장하고 학교 내부에서도 시스템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협력하여야 한다는 것도 있다. 즉, 상담실의 전문성이 보장되어 있는지, 업무량에 대한 적절한 인원지원이 되고 있는지, 담임교사와 역할을 조정하며 진행을 하고 있는지, 이로 인한 학생에 대한 정보 수집 및 적절한 사례관리가 되고 있는지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부 상담기관을 통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말을 통해 외부 상담센터의 역할 및 효과는 크게 하고 마치 학교 내에서는 부실하게 하고만 있는 것처럼 보여서 학교 내에서 상담을 담당하고 있는 상담교사(상담사)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전직 상담교사의 말도 유념해야 한다. 상담교사가 혼자서든 교육복지담당자와 함께하든 사례관리는 고사하고 내부에서 대상 학생들을 대하기도 벅찰 정도의 업무와 스트레스에 놓여 있는 현실이다.
최근 경기도 용인과 성남, 울산에서 목숨을 끊은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상황에서도 지자체들이 인건비 부담 때문에 인력 충원은 하지 않고 사회복지정책을 수행할 수 있다는 복지에 대한 안이한 인식에서 현실의 문제점을 찾아 볼 수도 있다. 결국 복지를 주장하고 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정작 복지담당자들(교육복지.사회복지)에 대한 ‘복지’는 도외시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복지 담당부서의 인원’이 먼저 ‘직업병에 대한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새 정부에서도 학교폭력.성폭력.가정파괴.불량식품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단속 및 제도적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4대악으로 규정한 사항들이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교육가족의 입장에서도 좀 더 신중하고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학교라는 제도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상담실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라는 말에 대한 책임을 느껴야 하지 않는가.
북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한다고 한다. 이제는 그렇게 갈 수 있게 교육가족들이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니 외부에서(종교기관 포함) 학교 내 지원 시스템을 운영해보겠다고 하는데, 외부의 지원을 의존하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현장에서 수고하고 있는 담당자들의 애로사항과 지원방법에 더 고민하고 귀 귀울일 수는 없을까. 단지 예산이 없어서가 아니라 교육복지에서 담당해야할 목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고 체계적인 검토를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계약직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으로서 해야 할 일의 범위를 강요 할 수 없어서 나타날 수 있는 양상을 왜 차단하지 못했는가에 스스로 질문해야 하지 않을까.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힘, 국가를 유지할 인재들을 키워내는 목표. 이 것을 이뤄갈 수 있는 힘은 ‘교육의 힘’ 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힘이 교육가족들에게 아직은 남아 있다고 본다. 이미 교육의 중요한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복지(교육복지사업, 상담실, 특수교육, 양호실 등) 부분의 제도적 보완과 담당자들에 대한 격려와 배려가 현대사회의 문제를 안고 교육을 실현해 가야만하는 교육현장에 새로운 힘의 원천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 더 이상 비정규직(계약직) 양산으로 인한 책임 공방의 탁상 행정이 되지 않고 미래를 보고 준비하는, 전북교육현장이 바로 서게 하는 ‘전북교육의 힘’을 믿고 기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