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다 한국전쟁 발발과 함께 화단에서 잊혀져 간 운봉(雲峰) 승동표(1918~1996) 화백. ‘한국의 세잔’이라 불렸던 그의 작품세계와 삶을 재조명하는 특별전이 5월 22일부터 6월 29일까지 전북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특별전은 전북대 박물관의 우수한 수장시설과 전시환경을 믿고 올 3월에 부친의 유작을 기탁한 승 화백의 아들은 승수근 선생(전북대 자연과학대학 근무)과 가족들의 소중한 뜻을 기리고, 작품 활동과 교육자로서 전북지역 후학 양성에 열과 성을 다한 승동표 선생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것.
22일 오후 3시 박물관 중앙홀에서는 전시 개막을 기념하는 테이프 커팅과 함께 전시에 대한 설명도 이어질 예정이다.
승 화백은 우리나라에 100여 점을 비롯해 북한에 60여 점, 일본에 10여 점의 작품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가운데 서양화 75점과 드로잉 33점, 국민훈장 목련장 등 유품 등 149점이 지난 3월 전북대 박물관에 수탁된 바 있다.
승동표 화백의 화풍은 폴 세잔(Paul Cézanne)과 같은 후기 인상주의 화풍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렬한 색감과 붓터치, 대상물의 간략화, 두껍고 견고한 외곽선 표현 등에서 후기 인상주의 화풍을 느낄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이러한 화풍이 잘 나타나 있는 30여 점의 서양화와 드로잉이 선보여진다. 「정물-농염·1962」,「비밀장소·1987」,「진달래 동산·1995」등 1955년부터 1996년 사이에 그렸던 정물, 인물, 풍경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태영 전북대박물관장은 “승동표 화백은 30여 년을 화가이자 교육자로 살면서 단 한 번도 전시회를 갖거나 작품을 출품하지 않았음에도 붓을 놓지 않은 화가다운 화가”라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승 화백의 강건하고 온화한 숨결이 녹아 있는 작품세계를 느껴보길 바라며, 문화재의 기증·기탁에도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승동표 화백은 평안북도 정주 출생으로 1936년 오산고등보통학교 재학 중에 제1회 전조선학생미술전람회에서 ‘꽃다발이 있는 정물’로 특선을 수상하면서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오산고보에서 우리나라 서양화의 선구자였던 임파 임용련 선생의 가르침을 받으며 선배 이중섭과 함께 화가를 꿈꾸던 소년이었던 그는 1938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동경 일본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모교인 오산고보에서 임용련 선생의 뒤를 이어 미술교사를 역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