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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 학내 인권침해 심각하게 느껴


... 문수현 (2013-10-25 13:26:35)

청소년단체인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부산지부가 부산시에 거주하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생인권실태와 학생들의 문제의식 정도를 조사해 발표했다. 아수나로가 2013년 8월 27일부터 9월 11일까지 16일 동안 조사한 학생 수는 7399명에 이르고, 조사범위에 든 학교는 중학교 173개교, 고등학교 129개교에 달한다.

조사 방법은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방식이었다. 각 질문에 대한 응답은 ‘전혀 없다’ ‘조금 있다’ ‘보통이다’ ‘조금 심하다’ ‘매우 심하다’ 등 다섯 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총 응답자 7520명 중 유효응답자는 7399명이었다. 유효응답자 중 중학생은 5734명(77.5%), 고등학생은 1665명(22.5%)이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도수준에 오차범위는 ±1.14%다.

아수나로는 조사목적이 중고등학생 인권 실태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파악하고 학생 권리 향상, 인권 친화적 학교를 위한 정책 제시 등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총 7399명 중 체벌이 있다는 응답이 6711명(91.5%)이나 됐다. 체벌이 근절된 학교는 열 곳 중 한 곳도 안 되는 셈이다. 이중 ‘조금 심하다’ 또는 ‘매우 심하다’ 등 체벌이 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6.5%에 달했다.

2011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도구, 신체 등을 이용해 학생에 고통을 주는 방법에 의한 처벌’(이른바 직접체벌)이 금지된 상황에서, 학교 담장 안에서는 광범위한 불법이 저질러지고 있는 셈이다.

두발규제가 있다는 응답은 7335명(99.1%)으로 100%에 가까웠다. 게다가 ‘전혀 없다’와 ‘보통이다’의 응답 수는 385(5.2%)인데 반해, ‘조금 심하다’와 ‘매우 심하다’의 응답 수는 6,195(83.7%)로 나타나 학생들이 두발규제를 매우 심각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제적인 보충수업이나 야간자율학습이 있다는 응답도 4648명(62.8%)으로 절반이 넘었다. 고등학생의 경우 87.1%가 있다고 응답했고, 중학생도 55.8%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휴대폰 사용에 제한이 있다는 응답이 7163명(96.8%)이나 됐다. 특히 ‘매우 심하다’가 60.7%로 나타나 두발규제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문제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지품 검사가 있다는 응답도 네 명 중 세 명꼴인 5554명(75.0%)에 달했다. 소지품 검사는 대부분 휴대폰 소지 규제와 맞물려 이루어지고 있다.

내신 성적 등 학생회장 출마 제한규정이 있다는 응답은 5086명(68.7%)이었다.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도 많아 실제로는 더 많은 학교가 제한규정을 두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외투, 양말 색, 신발 등 복장에 대한 규제가 있다는 응답 역시 6566명(88.7%)으로 매우 높게 나왔다.

‘아수나로’ 부산지부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10월 26일 오후 5시 양정청소년수련관에서 부산지역 학생인권실태조사 결과발표회(“부산지역 학생인권을 들여다보다”)를 연다.

설문지에 마련된 ‘학교에서 인권침해나 제한이 특히 심각하다고 생각되는 점이나 경험’ ‘기타 하고 싶은 말’ 기입란에 응답한 내용 중 일부를 아래에 소개한다(조사단체인 ‘아수나로’ 제공).

“겨울에 외투 입는 걸 규제하고 뺏어요. 중앙현관으로 등교하는 걸 선도부가 제지해요. 선생님들이 들어오신다고 뒷문으로 등교를 못해서 돌아서 정문으로 등교하는 애들이 생겨요.”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면 선도부를 하지 못해요.”

“담임선생님의 성적차별이 심하다.”

“보충학습을 하는데 명목상 보충학습신청서를 내어주고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보충학습을 하는 것에 동의하게 합니다”

“선도부 아닌 언니들이 선도부인 척하고 애들 화장품 가져간다는 얘길 들었어요 ㅠㅠ 그리고 저희 반 선생님은 항상 아이들을 성적으로 매기는 것 같아요. 반장선거 할 때도 "이왕이면 공부를 좀 하는 애들이 나오는 게 좋겠지?"라고 말씀하셨어요.”

“불시에 반에 와서 소지품검사해서 화장품, 충전기 등 뺏어감”

“여학생을 외모적으로 놀림감을 삼고 말로 괴롭히며 기합을 줌과 동시에 손으로 때리거나 발로 몸을 찬다. 학생에게 장난 식으로 자퇴, 전학에 심지어 자살까지 권유하는 말을 한다. 학생으로서 알아야할 학교의 상황이나 교육과정 등의 내용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요즘 날씨차가 큰데도 춘추복을 입으라는 말을 안 해주셔서 위에 걸치는 것 등을 입었더니 압수하셨다.”

“EBS라고 해서 하기 싫은데 7교시까지 한다.”(중학생)

“머리 잡을 때 죽고 싶다.”

“핸드폰은 꼭 내야하고 가방검사를 해서 치마 2개 이상 나오면 그중에 짧은 치마는 뺏어서 돌려주지 않거나 단을 다 뜯고 준다. 머리길이도 규정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뀌기 전과 같이 검사를 실시하고 선생님들이 학생을 비하하는 언어를 매우 심각하게 쓰고 차별을 매우 심각하게 한다.”

“머리가 길면 이발사가 와서 그냥 머리를 밀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