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후보 단일화 대열 참여자들이 2일, 전북 상산고등학교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복수 채택한 데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교육NGO와 범도민교육감후보추대위도 성명을 내고 상산고의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규탄했다.
정찬홍 푸른꿈고 전 교장은 “학생들에게 잘못된 역사인식을 심어주지 않도록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바로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며 “상산고 교사들의 의사를 존중해서 채택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홍렬 전 교육위원회 의장도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는 이념에 앞서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상산고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전북교총 회장은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데는 좌우가 따로 없다. 역사를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게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상산고의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채정룡 군산대 총장 역시 “균형 있는 역사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역사교육과 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해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편향성을 비판했다.
한편 범도민교육감후보추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상산고는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추대위는 “교학사 교과서는 역사서술 관점의 옳고 그름을 떠나 객관적 사실에 대한 오류가 문제시되는 만큼 학교 현장에 사용할 교과서로 부적합하다”며 “따라서 ‘균형잡힌 역사교육을 위해 교학사와 지학사 교과서를 복수 채택했다’는 학교 측 주장은 설득력이 크게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이어 “상산고가 전국 최초로 복수 교과서를 채택한 것은 다른 학교들이 교학사 교과서를 편법 채택하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고 뉴라이트 역사의식을 가진 집단들이 악용할 수 있다”며 “상산고는 좀 더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한 역사교육이 가능한 교과서를 단수로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북학부모회’(회장 이세우)는 2일 오전 성명을 통해 “상산고는 친일독재미화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을 당장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학부모회는 성명에서 “교학사 역사교과서는 왜곡과 과장, 편파해석, 인터넷 무단전재, 명백한 사실오류, 독재 찬양, 독립운동사와 민주화운동 폄하 등 정상적인 역사교과서라고 보기 어렵다”며 “상산고가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을 취소할 때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학부모회는 또 “지역의 시민단체, 상산고 졸업 동문, 학부모, 상산고 재학생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교학사 교과서 채택 취소 활동에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주상산고 박삼옥 교장은 “이념 편향 문제를 떠나 다양하고 균형잡힌 역사교육 기회를 주고 부족한 부분은 서로 보완하고자 교학사와 지학사 교과서를 함께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장은 “교사들이 먼저 안을 냈고 그 안이 합당하다 생각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