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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교과서, 인권기준에 맞게 수정된다”


... 문수현 (2014-03-14 15:08:19)

인권기준에 맞지 않는 초중등교과서의 내용들이 수정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0일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초·중등학교 교과서 마련」권고에 대해 교육부 및 17개 시‧도교육청이 권고내용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에 앞서 각 시·도교육청에 첫째, ①성역할 편견 및 성차별 조장할 수 있는 사례 ②다문화 가정,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게 할 수 있는 사례 ③노인에 대한 편견과 세대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례 ④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소지가 있는 사례 ⑤중립적이지 못하거나 비교육적 사례를 수정·보완할 것, 둘째, 교과서 심사항목에 인권기준을 포함할 것, 셋째, 교과서 집필진 및 출판진에 대하여 인권기준을 교육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첫 번째 권고내용 중 ‘집안일을 여성이 담당하는 것으로 표현된 부분’, ‘다문화 가정을 방문․조사의 대상으로 표현된 부분’, ‘노인의 사회활동이 청년층과 일자리 경합 등 세대간 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게 표현된 부분’을 포함하여 ‘장애인의 상대어를 일반인으로 표현한 것을 비장애인으로 바로잡는’ 등 대부분의 권고사항에 대한 수정계획과 둘째, 셋째 권고내용에 대하여도 수용의견을 밝혔다.

17개 시‧도교육청은 지난달 회신을 통해, 권고사항 전반에 대하여 불수용 사항 없이 수용계획을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9월 제18차 상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인권기준에 부합하는 교과서(초·중등) 마련을 위한 정책권고”를 교육부 및 17개 시도교육청에 권고했으며, 11월에는 시도교육청 관계자 및 교과서 출판관계자 등과 함께 워크숍을 개최해 인권기준에 부합하는 교과서 집필기준 권고내용에 대한 논의와 인식을 공유한 바 있다.

인권위 인권교육과 관계자는 “초·중등 학생들이 보다 인권친화적인 교육 내용으로 교육을 받아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과 타인에 대한 배려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인권친화적 교과서 마련 사업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인권위의 <교과서 권고 결정문>(삽화 및 출처 생략).

- 수정 또는 보완이 필요한 개정 교과서 내용 -

1. 성역할에 대한 편견 및 성차별을 조장할 수 있는 사례

○ 등장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집안일을 하는 것으로만 그려져 있고, 의사는 모두 남성, 간호사는 모두 여성으로 표현하고 있는 바, 이러한 삽화와 사진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에게 ‘집안일’은 ‘여성의 몫’이라는 성역할 고정관념 및 직업에 있어서의 성역할 고정관념을 갖게 할 소지가 있으므로 개선이 요청된다.

○ 질문을 하는 ‘여학생’과 답변을 하는 ‘성인 남성’의 삽화가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고, 가사나 육아와 관련된 내용에서는 ‘어머니’(여성)만 등장하는 사진과 삽화가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반영하고 있다.

○ 특히 위 출판사는 2009년부터 매년 ‘남성 중심적 삽화’로 위원회로부터 수정권고를 받아왔으나, 이를 반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므로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학습내용을 설명하는 화자(話者)가 ‘아빠’이거나 학습을 이끌어가는 ‘교사’가 ‘남성’으로 편중되어, ‘전문가=남성’이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갖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개선이 요청된다.

○ 정치·경제·생산 영역과 관련된 삽화의 주인공은 ‘남성’, 가사·소비 영역과 관련된 삽화의 주인공은 ‘여성’에 치중되어, 오늘날의 성역할 변화 추세가 반영되고 있지 않으므로 개선이 요청된다.

○ 저출산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활용되는 삽화들에서, 대다수 출판사가 출산과 양육을 고민하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주체로 ‘여성’(어머니)만을 표현하고 있어, 마치 출산과 양육은 여성에게만 전속된 문제인 것처럼 비춰지게 할 소지가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

○ 성폭력(성희롱)의 대처행동 중 ‘노출이 심하거나 자극적인 옷을 입지 않는다’는 부분은, 성희롱은 성차별적 문화에서 비롯되어 발생하는 것인데도 자칫 피해자의 옷차림이나 행동이 성희롱을 유발한다고 해석할 소지, 곧 성희롱의 발생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다고 해석될 소지가 있으므로 수정이 요구된다.

2. 다문화 가정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게 할 수 있는 사례

○ 다양한 가족을 이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단원의 한 내용에서, 다문화 교육의 목적은 다양한 생활과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하는 것이어야 함에도 (위 사례는) ‘다문화 가족의 집을 방문·조사한다’는 교육방법을 제시하여, 다문화 가정의 아동을 오히려 다른 아동들과 구별하게 하고, 다문화 가정의 아동을 학습을 위한 연구·조사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개선이 요청된다.

○ (위 사례는) 우리 주위의 다양한 이웃과 친하게 지내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부모와 떨어져 사는 가족의 공부를 도와줘요.’, ‘다문화 가족에게 우리 문화를 알려줘요.’, ‘독거노인에게 음식을 대접해요.’, ‘외국인 가족에게 한글을 가르쳐줘요.’, ‘북한 이탈 주민가족에게 인터넷을 가르쳐줘요.’ 등 모두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내용만을 제시하고 있는 바, 다양한 이웃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로 보는 시혜적 관점만을 제시하고 있다.

○ (위 사례는) ‘작은 장벽도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함으로써 장애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증진시키는 인권친화적인 사례이나, 장애인과 장애가 없는 사람을 비교하는 문장에서는 ‘일반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보다는 ‘비(非)장애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노인에 대한 편견과 세대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례

○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한 예측과 대비는 필요하다 할 것이나, 최근의 경제·노동전문가들의 연구에 의하면 고령층과 청년층이 일하는 직종이 달라 고용대체 현상이 크지 않으며, 고령층의 조기퇴직이 청·장년층의 일자리 창출로 즉각 연결되는 것도 아니어서 200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신(新)일자리 전략에서 ‘고령층의 조기퇴직에 대한 권고’를 폐지한 바 있다. 그럼에도 (위 사례는) 세대 간의 ‘일자리 경합’을 향후 우리사회의 주요 쟁점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는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고, 세대통합을 가로막을 우려가 있으므로 개선이 요청된다.

4. 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소직 있는 사례

○ (위 사례는) ‘청소년과 대중문화’라는 주제 하에 ‘유행을 따르는 청소년’, ‘청소년 문화축제’ 등과 함께 소개된 청소년 대중문화의 한 유형이다. 스타를 동경하는 것은 청소년 시기에 발현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는데, ‘현실이 불만족스럽고 고민이 많은 청소년일수록 스타에의 집착은 더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라고 서술하는 위 내용은 청소년 팬문화와 ‘청소년기의 불만과 고민’을 근거없이 연관짓고 있어서 청소년 및 팬문화 주도 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으므로 개선이 요청된다.

5. 중립적이지 못하거나 비교육적 사례

○ (위 사례는) 10대의 임신과 낙태를 예방하기 위한 내용으로 결혼한 성인여성의 임신과 10대 임신을 놓고 가상 인터뷰를 실시해보도록 하는 내용이다. (위와 같은 과제의 제시는) 10대 미혼모와 그 아기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관점은 놓친 채 10대 미혼모에 대한 도덕적인 비난만을 강화시킬 우려가 있고, 또한 결혼한 성인여성의 임신과 10대 임신을 ‘행복’이란 기준 하에 비교함으로써, 10대 미혼모와 그 아기의 미래를 불행한 것으로 규정짓고 있는 바, 이는 적절한 교육내용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수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