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LOGO
최종편집: 2025-04-20 19:15:32

집단괴롭힘 당하던 중학생 투신 중태(수정)


... 문수현 (2014-04-25 20:39:27)

전주의 한 중학교 3학년 박모 학생이 25일 오전 이 학교 4층 교실에서 뛰어내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에 빠졌다.

사태를 목격한 학생들에 따르면, 박군은 이날 아침 자습시간인 8시 30분께 같은 반 학생들로부터 폭행 등 시달림을 당했고, 이를 묵묵히 받아낸 뒤에 체념한 듯 "나 이제 간다"는 말을 남긴 직후 4층 교실 밖 복도에서 투신했다.

동료 학생들이 이를 막으려 했지만 끝내 박군의 투신을 막지는 못했다. 박군은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으며 생명이 위태롭다.

학생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주의 A 중학교에서 이 학교로 전학해온 박군은 전학 직후부터 최근까지 줄곧 집단따돌림과 폭행 등 괴롭힘에 시달려왔다.

이 학교의 한 학부모는 "박군이 마지막으로 '나 이제 간다'는 말을 남겼다고 아이한테서 전해들었을 때, 박군이 오랜 기간 고통받고 자살을 생각해왔을 거란 느낌이 들었다"며 "그 동안 학교와 교육당국은 뭘 한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씨는 "새 학기가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집단괴롭힘을 관리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담임교사와 상담사가 협조했다면 학기초부터 박군을 돌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이 학교에서 상근하던 전문상담사 200명을 작년 한 해에 모두 대량 해고하면서 박군이 다니던 학교에는 주1회 순회상담만 이루어지는 실정이었다.

전문상담 시스템의 공백이 집단괴롭힘 등 학교폭력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게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태로 아까운 한 생명이 위태롭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