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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원광대 총장 “6·15, 10·4정신 존중해야”


... 문수현 (2014-06-27 10:07:54)

정세현 원광대학교 총장(전 통일부 장관)이 제16회 한겨레통일문화상을 수상했다(사진 왼쪽).

한겨레통일문화상은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힘쓴 인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1998년 제정한 상으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ㆍ통일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고 인정되는 개인이나 단체를 추천받아 한겨레통일문화재단에서 선정하고 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사장 임동원)은 “정세현 총장은 일선 관료로서, 장관으로서, 그리고 민간 분야로 옮긴 뒤에도 일관된 철학을 갖고 통일 정책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며, “공무원 가운데 뛰어난 정책 전문가가 드물고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는 세태에 비춰볼 때 그의 행보는 귀감이 될 만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한 “정 총장은 남북관계와 통일에 대한 기고, 인터뷰 등의 언론 활동을 꾸준히 펼치면서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쉽고도 깊이 있게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해 통일 담론을 발전시켰다”며 “겨레의 화해와 협력, 평화를 위해서도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1977년 통일원에 들어가 30여 년 동안 대북정책관련 업무를 담당한 정세현 총장은 통일부 관료 출신으로서 첫 장관으로 발탁됐으며, 99차례의 남북회담에 대표 및 운영책임자로 관여하고, 회담결과를 발표한 남북합의서 중 67건에 협상 실무자와 최종 책임자로 참여했다.

정세현 총장은 “민간차원에서 통일운동을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배전의 노력을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정 총장은 수상소감(한겨레 6월 27일자 게재)에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 총장은 먼저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 정신을 존중하겠다고 공언했고 취임 후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대북정책으로 발표했지만, 발표 1년 4개월이 된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그 입구 근처에도 못 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신뢰가 없더라도 대일·대중 관계처럼 정치적 또는 경제적 필요 때문에 관계를 맺어 나가면서 신뢰가 두터워지면 우방이나 맹방까지 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스스로 내려놓은 ‘차단봉’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근거 없는 통일대박론을 경계하는 한편 남북한의 현실이 동서독과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혹시라도 북한이 붕괴하면 우선 중국이 갖가지 명목으로 발 빠르게 북한지역에 개입할 것입니다. 그러면 미국이 이 문제를 유엔으로 끌고 가겠지요. 결과적으로 미-중이 주축을 이루는 PKO 같은 기구가 북한지역을 일단 관리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그 와중에 미·중의 힘겨루기는 계속되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민족내부의 통일구심력’이 커져 있지 않으면 주변국들의 간섭이나 통일방해 공작 같은 ‘통일원심력’을 물리칠 수 없다는 게 정 총장의 인식이다. 6.15와 10.4 정신을 존중하면서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발표당시 원안대로 추진해나가라고 촉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한편, 정 총장에 대한 시상식은 지난 26일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에서 열렸으며, 역대 수상자로는 고 윤이상 선생, 문정현·문규현 신부, 고 정주영 회장, 개성공단을 만든 사람들, 고 리영희 선생, 백낙청 선생, 재미통일운동가 이행우·오인동 선생,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인천광역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