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역 학부모들로 구성된 전주친환경공공급식운동본부(이하 급식운동본부)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학생들이 마음 놓고 안전한 농산물을 학교에서 먹을 수 있도록 전주에도 공공성을 담보한 친환경학교급식공급센터(이하 급식센터)가 시급히 설립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급식운동본부 관계자들과 23개 초·중·고 학부모 40여명은 이날 오전 익산시 여산군 친환경농산물 생산 농가와 익산학교급식지원센터를 견학한 데 이어, 오후에는 군산학교급식공급센터를 방문해 학교급식 체계를 살핀 뒤 “전주시도 하루 빨리 학교급식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시는 전북 최대도시이자 학생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지만 급식센터가 설립되지 않고 있다. 현재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급식센터가 없는 지역은 정읍시와 부안군, 전주시 뿐이다.
전라북도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도내 모든 시·군에 급식센터를 한 곳씩 지정할 계획”이라며 “최대한 빨리 센터를 구축해 학생들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읍은 정읍원예농협이, 부안은 관련 협동조합을 조직해 급식센터 구축을 준비 중이며, 이르면 내년 1학기, 늦어도 내년 2학기부터 센터를 통한 급식재료 공급이 이루어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는 설립이나 급식 시기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시와 관련주체가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전주시의 경우 급식센터 설립 추진이나 논의는 전무한 상태다. 전주시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업무 담당 부서가 바뀌는 과정에 있다”면서 “센터 설립을 결정한다면 새로운 팀을 만들어 추진하게 되겠지만, 현재까지는 시 차원에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전주시 학교들에는 다수의 유통업체들이 농산물을 식재료로 납품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전북생산친환경농산물’이 표시된 식재료를 업체로부터 공급받는다.
학교로서는 이렇게 공급되는 농산물의 안전성을 믿을 수밖에 없다. 친환경 인증마크가 찍힌 식재료를 당일 아침에 육안으로 검수하는 것 외에는 달리 안전성을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식중독 등 급식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점이다. 최근 감사원은 학교급식에 농약이 남아있는 농산물이 공급되고, 집단식중독이 발생했는데도 관할 교육청에는 보고조차 안 된 사실 등을 밝혀내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전주에서는 전주여고와 한들초교, 완주구이중 등 5개 학교에서 식중독 의심환자가 발생해, 김치 납품업체가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전주의 한 영양교사는 “학교로서는 인증마크가 찍힌 식재료를 당일 아침에 육안으로 검수하는 게 할 수 있는 전부”라며 “1년에 2차례 정도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샘플을 가져가 안전성 여부를 조사하지만, 그 결과는 나중에 나오기 때문에 잔류농약이나 유해바이러스가 있었다고 해도 이미 늦는다”고 말했다.
곧, 급식센터가 식재료의 안전성을 미리 모니터링하고 검사해 인증한 뒤 학교에 공급하게 해달라는 게 그의 요구사항이다.
한편, 현재 채소류 위주인 친환경 식재료의 범위를 육류와 생선으로까지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중학생부터는 육류를 더욱 많이 찾기 때문에 항생제가 남아있는 고기를 차단해야 하는 등 안전문제가 대두된다.
급식운동본부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은 급식과 관련된 학생들의 안전을 지금처럼 시장에 맡기지 말고 행정이 주도해 공공성을 강화하자고 말하고 있다. 급식센터가 생산자들과 계약을 맺어 재배 작목과 공급 시기, 물량 등을 협의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안전과 지역경제의 긍정적인 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