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LOGO
최종편집: 2025-04-04 23:03:35

인성교육의 물꼬를 터준 한 권의 책


... 한문숙 기자 (2015-01-16 11:11:45)

IMG
(사진=필자 김소정과 아이)

필자는 전국 최다 관원생을 보유하며 도장경영의 달인으로 불리는 손성도 관장(현 한국태권도연구소장)의 우진태권도에서 사범생활을 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지금 근무하는 학교의 전교생 숫자보다 태권도장 수련생 수가 훨씬 많았으니 그 규모는 지금 생각해보면 어마어마했던 것 같다.

한 걸음 옮기기 무섭게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버린 태권도장에서 10여년 가까이 단일도장으론 최대의 인원을 자랑하던 그곳은 그 흔한 선물증정이나 차량운행조차도 없던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교육에서 차별성을 느낀 부모들은 대기번호까지 달고 수련의 기회를 얻으려 애썼다. 그의 남다른 경영철학의 핵심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태권도를 수단으로 한 '인성교육'이었다.

바르게 인사하기를 예의 첫걸음으로, 부모를 공경하는 것을 인간됨됨이의 기초로 여겼던 손 관장은, 새로운 사범이 들어오면 태권도 기능을 연마하기 앞서 한 권의 책과 강연 비디오를 건넨다. 그것이 연세대 이성호 교수의 『지금 당신의 자녀가 흔들리고 있다』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왜 인성교육이 중요하며 그 방향을 어디로 향해야 될지를 깨닫길 바랐던 것이다.

KBS 1TV '아침마당' 초청특강을 통해 시청자들을 배꼽 빠지게 웃기다가도 눈물을 빼놓는 입담으로, 소위 말하는 스타강사가 된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이성호 교수가 풀어나가는 교육의 해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살아온 어린 날과 교육자 입장에서 본 교육현장, 그리고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소소한 일상을 통해 다소 진지할 수 있는 자녀교육과 학교교육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저자는 음식을 잘못 먹으면 바로 증상이 나타나지만 잘못된 교육에 대한 후유증은 그 증상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에 참교육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교육은 '가르친다'는 것이고 그 '가르친다'는 단어 앞에는 '사람을 가르친다'는 것이 항상 따른다고 전한다.

2005년 손 관장이 주최한 한 강연회에서 만난 저자는 교육을 ‘종합예술’이라고 했다. 머리의 지식과 인간으로서 깨달아야 하는 도덕심 그리고 건강한 신체까지 知, 悳, 體를 키워나가는 것이 교육이기에 교육자는 온 몸과 마음을 다해서 사람을 가르치되 잔재주를 가르쳐선 안 된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 강연 내용 중 하나는 출석을 부르는 의미에 대한 것이다. 출석은 출결확인을 위함이 아닌 이름을 부르는 순간엔 그 학생만을 생각하게 되는 중요한 의식이라 말했다.

별것 아니라 생각했던 출결확인에 대한 저자의 교육적 의미에 감동받은 필자는 5~6년간 대학 강단에 서면서 수업 들어가기 전에 항상 학생들의 사진과 이름을 훑어보고 이름을 부를 때마다 눈을 마주치고 눈인사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여담이지만 포토샵의 발달로 학교 홈페이지에 등록된 사진과 실제 얼굴이 너무 달라 몇 년 지나고부터는 사진과 이름 밑에 학생들의 특성을 적는 습관이 생기기도 했다.

이렇게 이 한 권의 책과 이성호 교수와의 만남은 13년째 교육현장에 몸담고 있는 필자에게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태권도장, 대학교, 초등학교에서 다양한 아이들과 소통하고 가르치는 것에 있어서도 참고서가 되어주었지만, 한 아이의 엄마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지금에도 이 책은 옆에 끼고 두고두고 읽으며 교육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게 만드는 책이다.

5개의 묶음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 책은 첫 장에는 교육에 관한 저자의 기본 신념 즉 전인교육에 관한 생각이 담겨있고, 둘째 장에는 가정교육에 관한 생각, 셋째 장에는 학교교육에 관한 생각, 넷째 장에는 교육에 관련된 몇 가지의 의식문제를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저자의 삶과 그 자체를 바탕으로 저자가 느끼고 돌이켜보는 내용들이 적혀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들이 교육을 전공으로 하는 교수의 입장에서 풀어나간 것이 아니라 어머니에게 교육을 받은 아들, 학생들과 소통하는 교육자, 자식을 교육하는 아버지의 입장으로 소탈하게 표현되었기에 첫 장을 펼치고 마지막 장을 닫을 때까지 지루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필자는, 가장 뛰어난 교수는 어려운 것을 쉽게 가르치는 교수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글은 쉬운 문체지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 결국엔 행동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글이기에 감히 훌륭한 글이라 칭찬하고 싶다. 제목처럼 흔들리는 자녀에 대한 교육방향을 담은 책이지만, 결국에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아닐까? 저자는 교육엔 정답이 없다고 했으나 교육엔 정답이 없는 것이 아니라 피교육자에 대한 교육자의 사랑이 그들에게 맞는 정답을 찾도록 해주는 것이 아닐까란 결론을 맺고 싶다.

필자가 생각하는 교육의 정답은 피교육자에 대한 관심이고 그 마음을 어루만져 바른 인간상을 만들고자하는 교육자의 애절함이라 느끼기 때문이다. 피교육자의 마음을 움직여 결국엔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고 그 중요한 요소는 '사랑'이라 본다.

또한 교육자는 피교육자가 스스로 생각하고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나침반이 되어 주어야하며 교육자가 모범이 되어 피교육자에게 나아갈 바에 대한 지표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기에 사람을 가르치는 이들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상당한 사명감을 가져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을 가르치는 중요한 자리를 단순히 일거리나 직업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교육은 무너지리라…

영남대 박사 시절 은사님이신 류호상 교수님은 교육은 결국 '사랑'이라고 늘 강조하셨다. 남들이 흥청망청 망년회에 빠져 지낼 때 제자들과 장애인들이 어우러진 체육대회를 개최하셨고, 명절이면 연구실에 있는 제자들의 선물을 챙기시며 '명절은 어른이 아랫사람에게 선물하는 날이다. 나는 스승의 날 꽃 한 송이만 받아도 충분히 행복하다'라며 어려운 형편의 제자들을 살펴주셨다.

작은 선물이라도 해드리면 일일이 전화를 해 감사인사를 했던 교수님에게 나는 학문적 깊이를 배우러 갔다가 사람의 깊이를 채우게 되었다.

제자에 대한 스승의 신뢰와 사랑이 제자들을 열심히 뛸 수 있게 했고 가르치려 하기보단 스스로 교육자의 모범이 돼 주셨던 분이셨기에 내 스승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분이다.

필자는 이 한 권의 책이 내 스승과 같은 교육자를 만들어 주리라 믿는다. 또한 자녀교육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 부모들에게 교과서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도 믿는다. 살다보면 인생을 흔들어놓은 중요한 사건들이 하나씩 존재할 것이다. 필자가 교육의 길에 들어서면서 밥상머리 교육 즉 사람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고 교육자를 직업이 아닌 사명감으로 여기게 해준, 내 인생을 바꿔 놓은 이 한권의 책을 이젠 전북교육신문의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출판사 제공 책표지)

※ 전북교육신문은 매주 금요일 [내 마음을 움직인 책]을 싣습니다. 이번 주 글쓴이가 다음 주에 책을 소개할 사람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이어갑니다. 다음 주에 책을 소개할 사람은 전주반월초등학교 6학년 형소윤 학생입니다(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