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일 진안군 부귀면 사인암마을. 조용한 시골마을에 오랜만에 젊은 대학생들의 굵고 영롱한 땀방울이 오랜 세월에 생채기가 난 시골집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매년 여름 도내 벽지 마을을 찾아 무료 집 고쳐주기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 전북대 건축공학과 남해경 교수와 50여 명의 학생들이 올해는 진안을 찾았다. 매년 남모르게 해오고 있지만 이 재능기부가 이제는 전북대 건축공학과만의 또 다른 전통이 되고 있다.
남 교수와 학생들은 지난 6월 25일 진안군 부귀면에 여장을 풀었다. 그리고는 진안군에서 추천을 받은 독거노인과 다문화가정을 찾아 지난 7월 2일까지 쉴 틈 없이 집 고쳐주기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부귀면 하금마을 원순희 할머니 집의 기단을 정비하고, 전기보일러 설치, 장판 교체 등 모두 3채의 집을 고쳐주었다. 또한 사인암마을에서는 이종기 할아버지 집에 화장실을 설치하고 배수로를 정비하는 등 4채의 집을 수리했다.
원순희 할머니는 “계속되는 더위 속에서도 열심히 집을 고쳐준 학생들이 아프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며 “모두들 제 일처럼 도움을 줘서 너무 고맙고, 오래오래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 봉사활동이 조금씩 알려지자 재학 당시 봉사활동의 보람을 잊지 않은 학과 선배들도 동참해 후배들과 함께했다. 졸업생들은 후배들에게 기술지도를 해주고 후배들의 취업에까지 인연을 연장시키고 있어 봉사활동에서의 보람과 함께 실질적인 성과들도 기대된다.
2학년부터 집고쳐주기에 참여해 왔다는 이기로 학생(건축학과 5년)은 “올해로 4년째 어려운 어르신들의 집을 고쳐주면서 힘은 들지만 더 많은 것을 받고 돌아가는 것 같아 매우 뿌듯하다”며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내가 갖고 있는 재능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돌려줘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년 째 이 봉사활동을 이끌고 있는 남해경 교수는 “건축가는 건축을 통해 사회에 공헌해야 진정한 가치가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해 학생들과 매년 어려운 이웃들을 찾고 있다”며 “우리 학생들이 재능기부 활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나아가 사회에서 일익을 담당하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