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홍재 25회 개인전 '흔적에 대하여'가 8일부터 25일까지 세계평화의전당 보두네홀에서 열린다.
초창기 작품들과 퍼포먼스 자료 및 미공개 된 최근의 작품까지 작업의 변천을 엿볼 수 있는 전시로 꾸몄다.
‘한국행위예술가협회 회장’ 심홍재는 한국 퍼포먼스계의 중진이다. 1987년에 작가로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총 400여 회 이상의 퍼포먼스 작품을 발표했다.
강국진, 김구림, 성능경, 이건용, 이승택, 정강자, 정찬승 등 세계미술사에 이름을 남긴 1세대 행위미술가들 계보에 속해있다.
그러면서도 거의 같은 비중으로 회화와 오브제, 설치미술에 주력하는 작가다. 1987년 이후 근 40년에 가까운 세월을 개성이 강하고 독창적인 작품을 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의 독창성과 개성은 오랜 세월 심혈을 기울여 제작해 온 자개 ‘획(劃)’ 연작에 잘 드러나 있다.
첫째는 버려진 자개농을 수집, 활용하여 거기에 글자, 상징, 기호 등을 투각, 오브제화(化) 한다는 점이다. 둘째, 전통적인 문화유산인 십이간지(十二干支)를 능숙한 서체로 자개판 위에 쓴 다음, 이를 따내는 독창적인 방법을 개발, 뚜렷한 개성을 드러낸 점이다. 셋째, 리사이클링(Recycling)과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통해 자원을 재활용하는 독창성의 선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다. 따라서 그의 작업에서 기도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심홍재는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작업에 정성을 다하며, 기도의 메시지가 지향하는 곳은 세계의 ‘평화와 안민(安民)’이다. 심홍재가 추구하는 이 정신은 최근에 그가 발표한 ‘세이브 미얀마’와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퍼포먼스’에 깃들어 있다.
윤진섭 미술평론가는 “심홍재는 예술에 열정적이며, 평생을 전업작가로 살아온 그의 이력은 예술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예술일 정도로 삶과 예술이 일치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축하했다.
심홍재는 “버려지는 것들에게 예술의 본질성을 개입시키는 작업이 근래에 폐목재를 만나 표현 방식의 폭이 넓어졌다”며 “장소 관계상 많은 작품을 전시하진 못하지만 지나온 흔적들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