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기 작가는 회화 작업에 천착하며 사회적 사건, 인간의 내면, 자전적 서사 등을 색조의 대비, 두꺼운 질감, 거친 표면 처리로 표현하고 있다. 그중 자전적 서사는 작가의 활동 초기인 1980년대부터 다뤄졌던 주제로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홍선기는 1983년 첫 전시회 주제로 자화상을 선택할 정도로 자신을 둘러싼 현실과 개인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다. 이러한 경향은 그의 작품의 근간을 이루며 이후에도 이어졌고 그의 서울에서의 약 일 년간 체류 기간, 억압적인 유년 시절 등이 전반적으로 화면 위에 드러났다.
이번 전시인 ‘뒤집어진 캔버스 – 반전의 인물들’에서 홍선기 작가는 자화상 작업의 연장선으로 인간의 심리적 혼돈을 시각화한다.
캔버스 뒷면에 얼굴을 배치하고 그 위로 캔버스의 틀을 중첩하는 구성은 홍선기 작가만의 조형적 수사법이다. 인물 위로 철창과 같은 나무 틀을 위치시킴으로써 사람이 갇혀 있는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된다. 거칠게 마무리된 채색과 캔버스 테두리 위로 넘치며 흘러내리는 물감의 자국은 화면 속 인물이 분출하는 내면의 고통과 분노, 우울을 암시한다.
전주대학교 서양화 전공. 2017년에 대한민국 올해의 예술인상, 2016년에 전주시 예술상(미술 부문)을 수상하였고 그의 작품은 전북도립미술관, 우진문화재단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