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전주아중초등학교(교장 윤성길)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바로 세계 기아아동 돕기 성금모금을 위한 알뜰시장이다.
해마다 진행되는 이 행사는 쓰지 않거나 나누고 싶은 물건들을 기부하고 판매한 수익금으로 2명의 아이를 후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행사가 뜻 깊은 것은 아중초의 모든 가족들이 함께 준비하고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수집된 물건들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과정은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이, 물건의 가격을 책정하고 광고문구와 가게를 꾸미고 판매하는 일은 학생들이, 그리고 원활한 진행을 위한 안내와 환전 업무는 교직원들이 담당한다.
알뜰시장 당일엔 어머니들이 정성들여 만든 분식도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이렇게 하루 동안의 장터를 통해 얻은 수익금 전액은 케냐에 사는 로이티무(17)와 가나에 사는 비스마크(17)군에게 전달된다.
아중초 정은아 교사는 “후원받는 아동들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이 행사가 시작됐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벌써 그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었네요. 우리 아이들과 함께 자라는 느낌이 들어서 더 보람되요”라고 행사를 마치는 소감을 밝혔다.
김호경 교감은 알뜰시장이 여러 가지 면에서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쓰지 않는 물건을 서로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그 물건을 판매하고 사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통해 모형적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요. 또 그렇게 모두의 정성으로 이루어낸 알뜰시장을 통한 수익금을 누군가를 돕기 위해 쓴다는 것도 상당한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이 학교에 재학 중인 6학년 오준성군은 알뜰시장에 대해 “저희들끼리 준비하면서 좋았던 일도 힘들었던 일도 많았어요. 하지만 교과서에서 배웠던 경제활동에 참여해본 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수익금으로 기부를 한다고 하니 뜻 깊었고 맛있는 먹거리까지 있어서 더욱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다른 어린이들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해보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직접 도움을 건네는 활동들은 무엇보다 필요한 교육이며 인성의 기초가 아닐까 싶다.
나홀로 문화에 익숙해져 나 이외 다른 것은 돌아보지 않고 타인의 힘듦에 귀 기울이지 않는 현대인의 인성부재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로 그 심각성이 나타나고 있다. 급기야 인성교육이 의무화되어 인성교육자격증까지 나오고 있는 웃지 못 할 현 교육에서 아중초의 이러한 미담은 훈훈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