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1일 저녁, 전주 촛불행진의 중심에는 중·고등학생들이 있었다. 학생들이 이날 촛불행진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날 저녁 6시가 지나자 어둑어둑한 가운데 전주 남문 광장에는 하나 둘씩 촛불이 켜지기 시작해 6시30분에는 300여 명이 모였다. 박근혜 정부 퇴진과 최순실 구속 등의 구호가 울려퍼졌다.
전날 경적시위를 벌인 버스기사들을 대표해 한 버스기사가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했고, 이날 결성된 비상시국회의 상황실장은 11월 5일 오후5시 전주 오거리광장에서 촛불행사를 큰 규모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7시경부터는 남문 광장에서 관통로사거리까지 약600m를 촛불을 들고 행진했다. 곳곳에 삼삼오오 친구들과 함께 나온 중고생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시국에 대한 입장을 적은 포스트잇을 손팻말에 붙이고 있었다. 촛불행진이 멈춰 선 관통로사거리에서 네 곳 인도를 가득 메운 참가자들의 절반은 학생들이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최순실을 구속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촛불로 모이자' '노동개악 무효다' '국정교과서 무효다' '한일위안부합의 무효다' 등을 외쳤다. 일부 버스와 트럭, 승용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지나갔다.
이날 촛불은 '87년 6월'까지는 아니지만, 6월의 임계점을 떠올리게 했다. 상황에 따라, 촛불로 모이는 시민들의 수에 따라 '봇물'이 터지느냐 하는 시점에 온 것으로 보인다.
주최측은 학생들을 비롯한 시민 참여에 고무받아 매일 저녁 6시30분 남문 광장에 "촛불로 모이자"고 호소했다. 촛불은 일단 오는 12일로 예정된 '민중총궐기'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후4시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전북지역 비상시국회의'를 결성했다. 비상시국회의는 △11월 12일까지 매일 저녁 박근혜 정권 퇴진 시국촛불 진행 △11월 5일 제1차 전북도민 총궐기대회 △11월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민중총궐기 참여 △11월 19일 제2차 전북도민 총궐기대회 등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