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를 기치로 내세운 일본 아베 총리 취임 이후 일본에서는 역사에 대한 우경화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어 한·중·일 동아시아에서의 정치적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하시모토 일본 유신회 공동 대표의 우리나라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망언은 동아시아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과 UN에서 조차도 반인권적인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일본의 끊임없는 망언과 어처구니없는 역사인식에 대해 많은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제 분노를 넘어 망연자실한 상황에 까지 빠져들고 있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더욱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도 일본이 아닌 국내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큰 충격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인과 똑같은 역사인식의 틀을 가지고 있는 뉴-라이트 역사 교과서가 검정심의(교학사)를 통과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뉴-라이트 인사들이 과거에 집필한 교과서 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지난 11일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뉴-라이트의 대안 교과서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교과서에서는 일제 강점기 시대를 '그 시기는 억압과 투쟁의 역사만은 아니었다. 근대 문명을 학습하고 실천함으로써 근대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두텁게 축적되는 시기이기도 하였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 독립운동가 '김구'에 대해서는 '항일테러활동을 했고 대한민국 건국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명성황후를 민왕후라고 격하해 부르고 있다.
이밖에도 네티즌은 표를 올려 뉴-라이트 교과서가 독립운동가와 역사적 사건들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보여줬다. 표에 따르면 해당 교과서는 5.16 쿠데타를 5.16 혁명으로 표기하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5.18 광주항쟁으로 표기했다. 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가 김좌진, 안중근 등을 테러리스트로 보고 종군 위안부를 '성매매업자', '자발적인 경제단체'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이 역사의식을 완전히 상실한 뉴-라이트 저자들이 2008년 ‘한국 근·현대사’라는 대안교과서를 내놓은 적은 있지만 이들이 쓴 교과서가 일선 학교에서 사용하는 검정과정에 합격한 것은 처음이다.
본심사를 통과한 교과서들은 현재 검정심의위가 권고한 수정·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며 8월30일 최종 합격 여부가 발표된다. 최종 합격된 교과서는 9월 중 각 학교에 전시돼 학교별 채택과정을 거친 뒤 내년 3월부터 사용된다. 역사교과서가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뀐 '2007년 교육과정 개정 체제' 이후 최종 합격에 들지 못하고 탈락한 역사교과서가 없었다는 점을 볼 때 이번 교과서 검정 통과가 갖는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이번 검정에 참여한 『교학사』라는 출판사는 학교 현장에서 교과서 점유율이 상당히 큰 거대 출판사라는 점 그리고 이 교과서를 뒤에서 조선일보가 적극 후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후 많은 학교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국사의 폐지와 역사 교과목으로 한국사와 세계사의 통합 교육, 고등학교에서의 한국근현대사 교과목의 폐지로 인한 근현대사 역사 교육의 위축, 한국사 교과목에 1학년 집중 편성으로 인한 2, 3학년 중심의 입시 교육에서의 소외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 역사 교육의 입지가 날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설상가상으로 역사의식이 송두리째 망각된 이와 같은 보수적 성향의 교과서 등장으로 인해 학교 현장에 불어 닥치게 될 진보냐 보수냐를 둘러 싼 역사 논쟁은 자칫 역사 교육 전체에 대한 냉소와 무관심으로 인한 공멸 현상을 불러오게 될 것이 명약관하 하기에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