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과 학교비정규직노조 전북지부가 위클래스 전문상담사 고용안정을 의제로 토요일인 30일 만나 교섭을 가졌으나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소득없이 끝났다.
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전북교육청 교육감실에서는 비서를 통해 고용보장은 어렵다는 기본입장을 노조 쪽에 전달했다. 전북교육청은 또 위클래스 전문상담사 제도는 일몰사업(기한 종료를 앞둔 사업)이어서 폐지하려는 것이고 학생상담업무는 교사가 중심이 되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전북교육청은 어느 정도 선에서 인원을 새로 뽑을 수 있다는 안을 제시하고 파업과 농성을 중단해줄 것을 노조 쪽에 요구했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교비정규직노조 관계자는 “사업도 사람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데 전북교육청은 2년 동안 학교현장을 지킨 노동자들을 숫자로만 보고 있다”며 “비정규직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북교육청이 지난해 공포된 조례와 올해 체결한 단체협약의 정신을 외면하고 있다”며 “몹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전북교육청과 전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맺은 단체협약은 “노사 쌍방은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사회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전 조합원이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일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조항과 함께 “도교육청은 비정규직 조합원들에 대한 차별 해소와 고용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조항을 두는 등 도교육청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공포된 <전라북도교육감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의 보호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는 “교육감은 2년 이상 상시 지속적으로 예상되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비정규직근로자에 대하여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불구하고 예산의 범위 안에서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근로계약의 반복 갱신에 노력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
노조 쪽은 지난 29일 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뒤 교육감실 농성을 잠시 해제했다가 월요일인 12월 2일 오후1시 집회를 시작으로 농성과 파업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전국여성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 소속 노동자 3천여 명이 29일 파업에 참가한 가운데, 서울에서만 1천 5백여 명이 교육부 후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부에 △경력인정 호봉제 도입 △명절휴가비 정규직과 동일하게 기본급의 60%씩 지급 △상여금 기본급의 100% 지급 △맞춤형복지비 정규직과 동일하게 지급 △정액급식비 정규직과 동일하게 월13만원 지급 등 5대 요구와 함께 고용안정 대책을 요구했다.
전북에서도 3개 노조에서 200여 명이 전북교육청 앞에 집결해 이 중 100여 명이 상경하고100여 명은 남아 <위클래스 전문상담사 116명 전원해고 철회, 호봉제 실시, 고용안정 쟁취 전북학교비정규직노동자 파업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파업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에서 “여성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던 대통령 공약에 대한 희망이 분노로 바뀌었다. 교육부와 교육청에 수없이 절규하고 호소했지만 끝내 무시한다면 교육의 당당한 주체로서 그에 걸맞는 처우를 우리 스스로 쟁취하겠다. 땀과 노동의 가치를 천대하는 반노동, 반교육의 학교현장을 우리가 앞장서서 바꿔낼 것을 다짐한다”고 선언했다.
전문상담사, 조리사, 조리원, 영양사, 교무실무사 등 파업참가자들은 또한 “해마다 되풀이되는 고용불안을 끝내야 한다”며 “위클래스 전문상담사 116명의 고용은 보장되어야 하고 단 한 명의 해고자도 용납하지 않을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공기관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는 대통령 공약이 실현될 때까지 투쟁하여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서정 학교비정규직노조 전북지부 전문상담사 분과장은 “해마다 올해는 어떻게 될까 불안해했고 최근에 좋아져서 10개월 계약”이라며 “직업 특성상 소리를 잘 내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힘을 모아 해내자”고 말했다. 그는 “전북교육청이 전문상담사들에게 계약종료통보서 수령증을 내밀어 서명을 요구하는 것은 두 번 죽이는 짓”이라며 “항의해서 중지시켰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서 강태숙 학교비정규직노조 전북지부장은 대회사 도중 그 동안의 서러움이 복받친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파업참가자들은 오후1시부터 전북교육청에서 전북도의회까지 약 3km를 행진했다. 호남지역에서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거리행진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