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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개복동 참사 13년...추모조형물 전시


... 문수현 (2015-06-15 16:06:04)

지난 2002년 군산 개복동 화재참사로 희생당한 여성들을 기리는 조형물이 전시된다.

군산개복동여성인권센터(가)건립추진위원회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군산여성의전화 4개 단체는 17일부터 올해 연말까지 조각가 김두성씨의 조형물 ‘개복동 2002 기억. 나비자리’를 작가와 협의해 군산 산돌갤러리에 전시하기로 했다.

작품은 단체들이 김 작가에게 의뢰해 제작했으며, 높이 220cm에 폭 120cm~30cm 크기다.

전시 개막식은 17일 오후3시 군산 월명동 산돌학교 내 산돌갤러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시 주최단체들은 “가슴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기억하고 되새기며, 여성인권의 의미를 새롭게 익히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전시는 작지만 소중한 불씨가 되어 많은 시민들에게 의미 있는 전시로 다가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1월 29일 발생한 군산시 개복동 성매매업소 화재참사는 14명의 여성들의 희생으로 성매매와 여성인권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2004년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올해 초 센터 건립추진위 등 여성단체들이 낸 참사 13주기 성명서는 다음과 같이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을 상기시키며 시작한다.

“2002년 1월 29일, 수많은 사연을 가진 여성들이 업소에서 고단한 영업을 끝내고 잠을 자다 화재로 인해 희생된 그 날은 유난히 추운 겨울날이었다. 밖에서만 열 수 있는 잠금키로 출입문이 봉쇄된 상태에서, 불을 피해 2층으로 연결된 계단으로 올라갔지만 또다시 잠긴 철문 앞에서 14명의 여성들은 모두 고단한 생을 마감한 것이다. 비좁은 통로와 사방으로 막힌 벽, 밖에서 보면 창문이지만 내부는 베니어합판에 벽지가 붙어있는 벽에서 성 착취를 받아오던 여성들은 그렇게 세상과 작별하였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13년 2월 마침내 한 많은 건물은 세상에서 사라졌다.”

센터 건립추진위는 지난해 ‘화재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참사현장을 여성인권 향상을 위한 교육과 소통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길 기원하는 의미로’ 건물터에 문화공간조성과 조형물 제작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여성·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기금을 모금했다.

희생자들이 머물던 공간을 여성과 청소년을 위한 인권교육의 현장으로 되살리길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대로 여성인권센터 건립과 추모 조형물 현장설치 등은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김두성 작가의 조형물 ‘개복동 2002 기억. 나비자리’에 대한 작가 자신의 스케치(회화)).

한편, 김두성 작가는 “지난해 작품 제작을 의뢰받고 희생자들의 일기를 건네받아 읽었다”며 “일기장에 적힌 가장 많은 표현은 ‘자유로워지고 싶다’ ‘돌아가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여성단체가 건네준 이 일기를 통해, 여성의 성매매가 개인의 선택일 뿐이라던 기존의 생각을 버리고 ‘그쪽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이 있었음을 깨우치게 됐다고 한다.

작가는 작품에 대해 “쇠창살은 깨뜨려야 할 억압을 상징했고, 창살 위의 한 마리 빛나는 나비는 자유를 갈구하던 희생자들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개복동 2002 기억. 나비자리’는 우리의 현재다. 인권, 생명, 평화의 마음으로 정착하고 싶지만 여전히 그 자리는 없다. 죽음을 통해 자유하지 않고 저마다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 희망씨앗을 퍼트리는 푸른 자리를 소망한다”고 썼다.

김두성 작가는 전주대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했으며, 현재 전북민족미술인협회 회장이다.